레다메스 리즈(28·도미니카공화국·사진)
리즈, 직구 150㎞ 쉽게 넘겨
최근 2연승 등 4승 질주
흔들리는 LG 선발진 ‘단비’
최근 2연승 등 4승 질주
흔들리는 LG 선발진 ‘단비’
엘지(LG)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28·도미니카공화국·사진)가 ‘광속구’를 앞세워 선두를 탈환하려는 팀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리즈는 31일 잠실 기아전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동안 4피안타 1실점으로 잘 막고 시즌 4승(5패)을 챙겼다. 이번 시즌 들어 첫 2연승이고 9이닝 2실점으로 완투한 11일 잠실 한화전에 이어 두 번째로 긴 이닝을 던졌다. 봉중근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박현준이 최근 부진한 점을 고려하면 엘지로서는 리즈의 호투가 더욱 반갑다.
리즈는 한국에 올 때부터 빠른 공으로 화제를 모았다. 2008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시절 시속 101마일(163㎞)을 던져 화제가 됐고, 국내 무대 시범경기 때도 160㎞를 찍는 깜짝쇼를 펼쳤다. 이 때문에 엘지가 지난겨울 계약금 5만달러, 연봉 25만달러 등 30만달러를 주고 리즈를 스카우트하자 다른 구단들은 모두들 놀라는 눈치였다. 트리플A에 머물다가 시즌 막판에 메이저리그 로스터 40명에 묶여 국내 팀들은 물론 일본 구단들까지 입맛만 다시고 있었기 때문이다.
리즈는 역대 외국인 선수 가운데 가장 빠른 공을 던진다. 2001~2002년 에스케이(SK)에서 뛰던 페르난도 에르난데스가 가장 빠른 공을 던졌지만 155㎞를 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빠른 공이 화제였다. 직구는 150㎞를 쉽게 넘었고, 최고 155㎞까지 찍었다. 놀라운 것은 142㎞를 찍은 포크볼이다. 직구처럼 들어오다가 뚝 떨어지는 포크볼의 속도가 웬만한 투수 직구와 비슷하다면 타자들은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공도 빠르지만 공격적인 피칭으로 볼넷이 적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123이닝 동안 볼넷이 38개 그쳤다. 9이닝당 2.8개꼴이다. 이날도 7⅓이닝 동안 볼넷은 2개만 내줬다.
리즈는 경기 뒤 “컨디션이 좋아 직구 위주로 던졌고, 초반에 타자들이 득점을 많이 해 이길 수 있었다”며 “팀이 1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출전하는 경기마다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리즈가 9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과 17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꾸는 엘지의 선봉에 설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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