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레이스 결승서 최형우 제쳐
전주고 선·후배의 왼손 대 왼손 대결에서 선배가 웃었다.
에스케이(SK) 와이번스의 왼손 타자 박정권(30)이 2011 프로야구 올스타전의 백미인 홈런레이스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박정권은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올스타전 홈런레이스 결승에서 전주고 2년 후배 최형우(28·삼성)와 맞붙었다. 전반기 정규시즌에서 홈런 9개를 때리는 데 그친 박정권은 이날 만큼은 배팅볼 투수로 나선 같은 팀 포수 정상호와 찰떡궁합을 이루며 7개의 홈런포를 터뜨렸다. 반면 전반기 홈런 2위(19개)를 기록한 최형우는 4개에 머물렀다.
10아웃제로 진행된 결승에서 최형우가 먼저 나섰지만 4개에 머물렀고, 박정권은 4아웃 만에 최형우와 동률을 이루더니 7아웃에서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5번째 홈런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어 2개의 포물선을 더 그려 최형우와의 격차를 3개로 벌리고 여유있는 우승을 차지했다. 박정권은 우승상금 300만원, 최형우는 100만원을 받았다.
박정권은 홈런레이스 우승 직후 “ 기쁘다. 시즌 중에 홈런을 많이 못 쳤는데 기분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준비를 많이 했느냐는 질문에는 “마음 편히 타석에 들어선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상금은 팀 회식에 쓸 생각있냐는 질문에는 “우리 선수들이 바쁘고 연습량이 많아 힘들겠지만 기회가 되면 한턱 쏘겠다”며 웃음지었다.
박정권의 방망이는 경기 시작 전 7아웃제로 치러진 예선부터 심상치 않았다. 정상호가 입맛에 맞게 공을 던져주자 박정권은 편안하게 큰 스윙을 휘둘렀고 타구는 연방 오른쪽 관중석에 꽂혔다. 박정권은 예선에서 참가 선수 8명 가운데 가장 많은 6개를 쏘아올렸고 비거리에서도 가장 먼 130m짜리 홈런을 터뜨렸다.
반면 최형우는 예선에서 강정호(넥센), 이병규(LG)와 3개씩 때려 동률을 이룬 뒤 서든 데스로 치러진 연장전 4라운드에서 극적으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터뜨려 천신만고 끝에 결승에 올랐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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