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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떠돌이 투수 험버, ‘퍼펙트’ 던졌다

등록 2012-04-22 20:04

MLB 사상 21번째 대기록
2004년 뉴욕메츠 입단뒤
3팀 거쳐 시카고W에 둥지
만삭아내에 ‘기쁨의 전화’
1회말 마운드에 오르기 직전 시카고에 있는 만삭의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아직 신호없지? 내가 공 던질 동안 아기가 태어나면 안 되는데….” 시간은 예상외로 길어졌다. 9회말 마지막 공까지 던지고 또 던졌다. 데뷔 뒤 처음이었다. 96번째 공을 뿌린 뒤에야 비로소 마운드를 내려왔다. 상대팀 시애틀 매리너스 점수판은 모두 ‘0’으로 채워졌다. 곧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했다. “괜찮아?” 아내가 “퍼펙트하게 괜찮아”라고 답했다. 생애 첫 퍼펙트 투구를 기록한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무명 투수 필립 험버(30)는 그제서야 안도했다.

험버가 21일(현지시각)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시애틀과의 원정경기에 시즌 두 번째로 선발등판해 9이닝 무안타 무볼넷 무실점의 완벽 투구를 선보였다. 땅볼 5개, 뜬공 10개, 직선타 3개, 탈삼진 9개로 27개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투심, 포심 패스트볼은 더욱 빨라졌고 최고 구속은 시속 94마일(151㎞)이 찍혔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제구도 깔끔했다. 96개 투구 수 중 스트라이크는 67개.

팀 동료들의 도움도 컸다. 9안타 4득점을 뽑아냈고, 수비에서도 몸을 날렸다. 특히 4회말 1사 후 우익수 알렉스 리오스가 몸을 날려 잡은 더스틴 애클리의 직선타 수비가 결정적이었다. 9회말 시애틀 마지막 타자 브렌던 라이언 때도 위험했다. 풀 카운트 접전 끝에 던진 슬라이더가 바깥쪽으로 빠졌고, 포수 A.J 피어진스키가 공을 놓쳤다. 헛스윙 판정 뒤 스트라이크 낫 아웃 상황에서 피어진스키는 재빨리 놓친 공을 잡고 1루로 던져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만들어냈다. 메이저리그에서 퍼펙트 투구가 나온 것은 통산 21번째로, 2010년 5월29일 로이 할러데이 이후 처음이다. 화이트삭스 소속 투수로는 3번째. 시애틀은 창단 처음으로 퍼펙트 패 치욕을 당했다.

우완 투수인 험버는 2004년 메이저리그 뉴욕 메츠에 신인 지명된 뒤 떠돌이 생활을 했다. 뉴욕 메츠, 미네소타 트윈스,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거쳤으며, 한 달도 채 몸담지 않은 오클랜드에서 웨이버공시된 뒤 2011년 1월 5번째 팀 화이트삭스에 둥지를 틀었다.

지난해 처음 풀타임 선발로 뛰면서 9승9패 평균자책 3.75를 기록했다. 전날까지 통산 승수가 11승(10패)에 불과했고, 그동안 완투 경기도 없었다. 연봉은 53만달러(6억원).

경기 후 험버는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환상적인 도움을 준 팀 동료들이 너무 고맙다”고 했다. 이어 “1회 공을 던지면서 오로지 이기고 싶다는 생각만 했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9회까지 던지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험버는 시카고로 돌아가 아내의 첫아이 출산과 함께 다음 등판을 기다린다.

일본프로야구에서는 통산 15차례 퍼펙트 투구가 있었고, 한국프로야구에서는 지난해 9월 롯데 이용훈이 퓨처스(2군)리그에서 한 차례 기록했을 뿐 1군에서는 단 한번도 퍼펙트 투구가 없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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