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민혁(29)
3일 LG전 9회말에 등판
연장 12회까지 무실점
올해 29살 “만개하고 싶다”
연장 12회까지 무실점
올해 29살 “만개하고 싶다”
바티스타도 무너졌다. 송신영도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희망은 있다. 정민혁이다.
정민혁(29)이 무너진 한화 불펜의 새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3일 잠실 엘지(LG)전은 정민혁을 재발견한 경기였다. 그는 데뷔 뒤 최고의 투구로 팀을 패배 위기에서 구해냈다. 7-7로 비기던 9회말 무사 1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연장 12회까지 책임졌다. 4이닝 동안 67개를 던지며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팀을 연패 위기에서 구해낸 최고의 피칭이었다.
프로 6년차인 정민혁의 올 시즌 이전 1군 출전 기록은 2007년(13경기 1승1패, 평균자책점 3.86)과 2011년(12경기, 평균자책점 8.38)이 전부. 이번 시즌도 7경기 1홀드, 평균자책점 8.31. 그저 그랬다. 하지만 3일 무실점 호투로 ‘가능성’을 보였다.
예상치 못한 등판이었지만 정민혁은 의연했다. 16타자를 상대로 고의사구로 거른 3타자를 빼고 13타자 가운데 10차례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정도로 공격적이었다. 체인지업성 싱커와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고비 때마다 삼진을 잡아냈다. 놀라울 정도로 침착했다. 12회 2사 만루에서도 송아지 같은 눈망울은 흔들리지 않았다. 2루 견제구를 던지는 대범함까지 보였다. 중계를 하던 하일성 <케이비에스 엔>(KBS N) 해설위원조차 “이 정도로 침착하다니…”라며 감탄했다.
정민혁은 대전고를 졸업하던 2003년 전체 69순위로 한화에 지명됐지만 프로 대신 대학(연세대)을 택했고, 대학 4학년 때는 2006년 도하아시아경기대회 국가대표에도 뽑혔다. 2007년 기대 속에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한 채 군 복무를 마쳤다. 올 시즌엔 지난달 8일 1군에 등록했다.
사실 한화 불펜은 붕괴 직전이다. 야심차게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송신영은 부진하고, 박정진은 부상 후유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마무리 바티스타는 팀의 ‘골칫거리’가 됐다. 그 순간 정민혁이 4시간51분의 연장 혈투 끝에 한화 불펜에 선물을 안겨줬다. 정민혁은 3일, 12회 2사 만루에서 윤요섭을 삼진 처리한 뒤 포효했다. “늦게라도 한번 꽃을 피우고 싶다”는 자신의 말을 실천이라도 하듯이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카톡 무료통화 해보니…
■ ‘29만원’ 전두환, 손녀는 톱스타급 ‘초호화’ 결혼식
■ 조현오 재소환…경찰 또 과잉경호 눈살
■ 국장·부장급 15명 파업 동참…MBC 김재철 사장 ‘고립무원’
■ 75일간의 기록, 우리는 6남매 ‘다~람쥐’
■ 카톡 무료통화 해보니…
■ ‘29만원’ 전두환, 손녀는 톱스타급 ‘초호화’ 결혼식
■ 조현오 재소환…경찰 또 과잉경호 눈살
■ 국장·부장급 15명 파업 동참…MBC 김재철 사장 ‘고립무원’
■ 75일간의 기록, 우리는 6남매 ‘다~람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