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향남(41·기아)
세번째 기아유니폼 입은 최고령
2군서 스피드 충전 “마지막 불꽃”
2군서 스피드 충전 “마지막 불꽃”
“최고 구속이 141㎞까지 나왔어요. 이제 몇 경기만 더하면 제 컨디션을 찾겠어요.”
돌아온 ‘풍운아’ 최향남(41·기아·사진)은 아이처럼 좋아했다. 세 번째 기아 유니폼을 입은 다음날(5일) 경찰청과의 2군 경기에서 몸풀기로 1이닝 동안 공 8개를 던졌는데 의외로 좋은 구속이 나온 것이다. “구위는 나쁘지 않지만 구속이 빠르지 않다고 말한 선동열 감독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어요.” 지난해 롯데에서 방출됐던 그는 21일 입단 테스트를 거쳐 고향 팀에 돌아와 마지막 선수 생활을 불태울 기회를 잡았다.
다시 한번 전성기가 올까?
최향남은 1990년 해태(현 기아)에 입단해 1997년 엘지(LG)로 이적한 뒤 화려한 시절을 보냈다. 그가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으로 꼽는 1998년에는 12승을 거두며 주목받았다. 2003년 부상 때문에 한 경기도 뛰지 못해 2004년 기아로 트레이드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오뚝이 정신은 그의 트레이드마크. 한국 나이로 36살이던 2006년 미국프로야구에 진출하는 등 도전을 계속해왔다. “얼마나 좋아요. 그 큰 무대에서 뛴다는 게. 나이가 많으면, 한국 성적이 뛰어나지 않으면 해외 진출은 안 된다는 사람들의 기준에 나를 맞추고 싶지 않았어요.”
그러나 2006년 클리블랜드 산하 2군(8승5패), 2009년 엘에이(LA) 다저스 2군(9승2패)에서 활약했지만 메이저리그는 밟지 못했다. “이제는 갈 수 없는 곳”이라는 말 속에 아쉬움이 묻어났다. 그 아쉬움을 국내 무대에서 털겠다고 한다. “하고 싶은 거 다 해봐서 후회는 없어요. 야구 인생 마지막을 마무리할 수 있는 지금 이 기회를 최선을 다해 빛내고 싶어요.”
그는 술도 담배도 하지 않는다. 오직 훈련뿐이다. 이번에도 호텔과 연습장을 오가는 생활을 반복하고 있다. “친구 만날 시간도 없어요. 이젠 욕심부리지 않고 야구를 즐기려고요.” 1군으로 빨리 올라가고 싶지 않으냐고 물으니 “급하면 내게도, 팀에도 도움이 안 된다”며 손사래부터 쳤다.
“나이에 견줘 몸 나이는 젊다”는데 어찌 됐든 입단하자마자 최고령 선수가 됐다. 엘지 최동수와 같은 71년생이지만 생일이 5개월 빠르다. “노장들의 활약은 후배들에게 희망을 준다”고 웃는 풍운아는 세월에 갈려 순둥이가 되어 있었다. 장발에 노란 머리. 개성을 다시 살릴 생각이 없느냐고 물으니 “이젠 단정하고 깔끔한 게 좋더라”며 한참을 멋쩍어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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