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스포츠]
축구에 골이 있다면 야구는 홈런이 가장 짜릿하다. 그 순간을 만끽하려는 홈런 뒤풀이도 천태만상이다.
과거 한국과 일본에선 홈런 선수에게 동료 선수들이 양 손바닥을 내밀었다. 올드팬들은 엠비시(MBC) 청룡의 프로야구 원년(1982년) 홈런왕 백인천이 손바닥을 차례로 치면서 뒤풀이하는 모습을 기억할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선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주먹끼리 부딪히는 ‘주먹 뒤풀이’가 많았다. 1998년 최다홈런(70개) 기록을 세운 마크 맥과이어가 대표적이었다.
최근엔 한·미·일 모두 더그아웃 하이파이브가 대세다. 그런데 올 시즌 엘지(LG)는 검지만 마주치는 ‘손가락 뒤풀이’를 한다. 김기태 감독은 “손가락끼리 부딪히려면 정성이 필요하다. 팀워크 차원에서 권장한다”고 말했다.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언스의 아키야마 고지(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감독)의 뒤풀이는 독특했다. 1990년대 기요하라 가즈히로와 함께 ‘AK포’로 불린 그는 3루에서 홈으로 들어오다가 뒤로 돌아 텀블링으로 홈베이스를 밟는 ‘백텀블링 뒤풀이’로 유명했다.
국내에선 양준혁의 ‘문워크 뒤풀이’가 화제였다. 그는 2007년 11월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통산 최다홈런 기록을 달성하면 마이클 잭슨의 스텝으로 홈베이스를 밟겠다”고 ‘공약’했고, 이듬해 5월9일 341호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올 때 뒷걸음질을 쳤다. 그는 “인조잔디라서 스파이크가 안 끌려 어설픈 문워크가 됐다”며 웃었다.
메이저리그에선 과도한 홈런 뒤풀이가 ‘빈볼’을 부르기도 한다. 지난해 8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카를로스 기옌이 홈런을 날린 뒤 오른손을 번쩍 드는 홈런 뒤풀이를 했다. 우리로 보면 평범하다. 그러나 홈런을 맞은 엘에이(LA) 에인절스의 투수 제프 위버는 다음 타자의 머리를 향해 강속구를 던진 뒤 퇴장당했다. 디트로이트 더그아웃에선 아무도 항의하지 않았다. 넥센 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한국 프로야구의 홈런 뒤풀이가 좀 과하다”고 했다.
김동훈 기자 ca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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