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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참 나쁜 이별

등록 2012-09-25 20:04

김양희의 맛있는 야구
프로야구 판에 해고의 칼바람이 두 차례 지나갔다. 한대화 한화 감독에 이어 지난주 김시진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희생됐다. 시즌 15경기만 남겨둔 상황이었다. 히어로즈는 지난해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가 도드라졌던 터라 야구팬들은 깜짝 놀랐다.

스포츠 감독의 목숨은 ‘파리 목숨’이라고 한다. 실적이 없으면 언제라도 해고 통지서를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것은 고용주인 구단과 피고용인 감독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다. 한화나 히어로즈 구단은 애초 큰 기대를 했다. 올 시즌에는 국외에서 뛰던 선수들이 돌아와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성적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가지 의문이 든다. 그 ‘시기’와 ‘방법’이 적절했는가다. 과거 프로야구는 특별한 사정이 있지 않는 한 올스타 휴식기나 시즌 마지막날 감독 경질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것이 수많은 팬들과 공감했던 지휘자에 대한 배려였고, 선수 동요를 막는 방법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그 시기에 관계없이 사령탑 목에 가차없이 칼날을 들이댔다. 대다수 야구 팬들은 이 점을 의아해한다. 특히 김시진 감독의 경우 올해가 3년 연장 계약 첫번째 시즌이었다. 한 야구 전문가는 “계약기간과 상관없는 감독 경질이 점점 일반화될 것 같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김응용, 김인식, 김성근, 강병철 감독이 떠난 뒤 프로야구 사령탑 평균 연령은 낮아졌다. 김시진 감독이 물러나면서 현재는 이만수(53) 에스케이(SK) 감독이 가장 나이가 많다. 경험 부족으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초보 감독들이 많아지니 구단의 입김이 상대적으로 강해졌다. 구단이 입맛대로 현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조급증마저 생겼다. 기다림의 미학은 사라졌고, 프런트-현장 간 ‘동업자 정신’ 또한 함께 실종됐다.

여러 구단으로부터 쫓겨난 적이 있는 김성근 감독은 고양 원더스와 재계약한 이유에 대해 “허민 구단주가 ‘야구 동지’라는 표현을 써줬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단주가 동반자적 위치에서 야구 감독을 대우해준다는 뜻이다. 과연 성적 부진은 감독만의 문제일까. 조급한 감독 경질이 자신들의 ‘허물’을 빨리 씻어내려는 수단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 것은 왜일까.

김양희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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