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홍 (SK 와이번스)
‘300-300’ 기록에 도루 33개 부족
“선수협회장 맡고 후회한 적 없어
언젠가 지도자로 현장 복귀할 것”
“선수협회장 맡고 후회한 적 없어
언젠가 지도자로 현장 복귀할 것”
“남은 도루 33개는 못 하지만 대신 방송에서 시청자 마음을 훔치겠습니다.”
통산 300(홈런)-300(도루)의 대기록에 도루 33개를 남겨두고 그라운드를 떠나야 하는 아쉬움이 오죽할까. 25일 서울 마포의 한 호텔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연 박재홍(40·사진)은 “마지막 야구 인생을 걸고 기록을 이루고 싶었지만 아쉽다. 그러나 30(홈런)-30(도루)을 세번 달성하며 팬들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호타준족’으로서의 성공적인 야구 인생을 회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은퇴는 자신의 의지보다는 환경의 영향이 컸다. 박재홍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에 입단한 첫해 타율 0.295, 30홈런 108타점 36도루로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30-30클럽에 가입했다. 1998년, 2000년에도 30-30클럽에 들었다. 세번의 30-30클럽을 이룬 선수는 박재홍이 유일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8명밖에 달성하지 못한 300-300을 이루려고 에스케이의 코치 연수 제의도 거절했지만 결국 은퇴를 결정했다. “1월 초까지도 방망이를 휘두르며 연습했지만 찾는 팀이 없어 현역 의지가 많이 꺾였다. 불러주겠다는 팀이 있었으나 결국 힘들겠다는 답을 받고는 그만둘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
구단에서 부담스러워하는 프로야구선수협회장 자리가 현역 연장에 걸림돌이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는 “그런 말이 나오는 일은 있었지만 주된 이유는 아니다. 선수협 회장직을 내려놓고 팀을 알아보라고 조언하는 분도 있었지만 비겁하다고 생각했다. 10구단 창단이 됐고 나는 혜택을 못 받지만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하다”고 했다. 현역 선수만 할 수 있다는 규정에 따라 선수협회장직도 반납한다.
제2의 인생은 지도자다. 당장은 <엠비시(MBC)스포츠플러스>에서 야구 해설가로 활동한다. “지금은 해설로 시작하지만 언젠가 현장에 복귀해 (지도자로서)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다.”
한때 한국 야구의 성장을 이끈 박재홍마저도 어쩔 수 없이 퇴장해야 하는 한국 스포츠계가 아쉽진 않을까. 박재홍은 “이제 선수도 하나의 콘텐츠다. 팬들 중에는 옛 콘텐츠를 보고 싶어하는 이들도 있다. 구단은 젊은 선수를 키워야 하지만 서로 조금 더 존중한다면 더 오래 뛰면서 팬들과 헤어질 때도 좋은 추억을 남길 기회가 오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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