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네덜란드전 참패
류중일 감독 “최악의 경기였다”
2차전 만나는 호주팀 15명이
미국무대 뛰어 만만치 않을 듯
류중일 감독 “최악의 경기였다”
2차전 만나는 호주팀 15명이
미국무대 뛰어 만만치 않을 듯
표정이 굳었다. 입을 굳게 다물고 훈련에만 열중했다. 간간이 이승엽, 김태균과 대화하며 환하게 웃던 여유도 사라졌다. 공을 잡아먹을 듯 쏘아보는 눈빛은 더 매서워졌다.
3일 대만 타이중의 타이중 야구장에서 열린 한국 대표팀 훈련장에서 만난 이대호는 전날 네덜란드전 완패(0-5)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듯 어느 때보다 집중했다. 한국은 벼랑 끝에 몰렸다. 4일 저녁 7시30분(한국시각) 예정된 세계야구클래식(WBC) 1라운드 B조 두번째 호주전과 5일 세번째 대만전에서 이겨야 2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다. 2승1패가 되더라도 최악의 경우 점수 득실을 따져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선수단의 분위기는 긴장돼 있다. 네덜란드전 패배를 두고 “최악의 경기”라고 평가한 류중일 감독부터 평소 잘 웃는 이진영까지 훈련장에서 말을 아꼈다. 4번 타자 이대호의 속은 더 탔다. 네덜란드전 4회 이용규의 볼넷, 김태균의 좌전안타로 만든 1사 1, 2루에서 이대호의 대형 포물선은 바람 탓에 펜스 앞에서 잡혔다. 이어진 김현수의 후속타 불발까지 더해 아쉬움이 크다.
호주와의 B조 2차전에서는 집중력뿐 아니라 잔 실수를 줄여야 한다. 네덜란드의 촘촘한 야구에 막힌 한국은 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에 실책을 연발했다. 호주전에서는 달라져야 한다. 호주 대표팀 28명 중 15명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다. 타선보다 마운드가 탄탄하다. 중간계투로 통산 295경기에 등판해 방어율 2.59를 기록한 피터 모일런(엘에이 다저스)이 있고, 샌프란시스코 유망주 클레이턴 태너, 빅리그 통산 12승을 따낸 라이언 롤런드스미스 등이 버티고 있다. 시드니 블루삭스에서 활약중인 우완 정통파 투수 크리스 옥스스프링은 2007년과 2008년 엘지(LG)에서 뛰며 한국 야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국제야구연맹 세계 랭킹 10위로 한국(4위)보다는 아래다.
팀 중심인 이대호가 터져야 한다. 그는 이번 대회 직전 “대표팀을 7년이나 했는데 이번 대회가 가장 부담스럽다. 연습경기를 많이 안 해서 선수 모두 준비가 안 됐다. 공은 보이지만 몸이 잘 안 따라간다”고 걱정을 드러낸 바 있다. 4번 타자의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 이대호는 “홈런을 치려다 보면 안타도 못 치게 된다. 기본기에 충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은 투수 운용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호주전에서 30개 이상 공을 던진 투수는 5일 강호 대만전에 나설 수 없다. 가능한 한 호주와의 경기를 전력 손실 없이 깔끔하게 이겨야 한다.
타이중/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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