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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리볼” “슬라이다” 박찬호 어록 화제

등록 2013-03-05 16:57수정 2013-03-06 19:05

메이저 경험 우러난 WBC 해설 인기
“삼촌이 말하듯 친근”…어록도 화제
5일 세계야구클래식(WBC) 한국-대만전(3-2승) 경기 뒤 박찬호는 허탈해 보였다.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것이 못내 아쉬워 보였다. 박찬호는 “이런 결과가 나올지 몰랐다”며 허탈해했다. 선수는 아니었지만, 박찬호는 이번 대회에서 누구보다 열정을 불살랐던 서포터스였다.

야구팬들도 2승1패로 대만과 네덜란드와 동률을 이뤘음에도 탈락한 대표팀이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입담꾼 박찬호를 발견한 것은 소득이다. 누구라도 박찬호의 해설은 쉽게 잊혀질 것 같지 않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누리꾼들 중에는 대표팀의 2라운드(8강) 탈락보다 더이상 박찬호의 해설을 들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아쉬워하는 이들이 있다. @JKD_85는 트위터에 “한 가지 아쉬운건… 박찬호님의 해설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점”이라고 했다. 한 인기 커뮤니티의 닉네임 뒷길은 “박찬호 해설 금방 끝나서 아쉽네요. 미국, 일본 다 경험한 박찬호가 앞으로 더 이야기할 것 많은 경기들이 즐비한데… 무지하게 재밌는 뒷 얘기도 많이 나올 거 같은데…”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코리안 특급’은 ‘해설 특급’이었다. 무엇보다 경험에 빚댄 세밀한 해설로 인기를 얻었다. 박찬호는 대만 타이중 인터콘티넨털에서 치러진 1라운드 B조 한국의 경기를 임경진 캐스터, 송재우 해설위원과 함께 해설했다.

 은퇴 뒤 해설가로 변신한 선수는 많았지만 한·미·일 야구를 모두 경험한 베테랑은 달랐다. 메이저리그에서 다양한 선수를 상대한 경험에서 나온 섬세한 설명이 장점이다.

 2일 첫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상대 톱타자 앤드류 존스가 타석에 서자 “앤드류 존스는 2008년 엘에이(LA) 다저스에서 같이 있었다. 변화구에는 약하지만, 힘이 좋아 큰 타구가 많이 나오는 선수”라고 설명했다. 선수들의 심리상태나 수 싸움에 대한 조언 등도 세세하게 전달했다. 네덜란드전에서 바람이 외야에서 내야 쪽으로 강하게 불자 박찬호는 “바람이 외야에서 내야로 강하게 불고 있다. 바람의 방향이 큰 타구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윤석민 선수가 우타자 몸쪽 승부를 통해 외야 플라이를 많이 유도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4일 호주전에서 송승준이 2회말 8번 타자 팀 케넬리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자 “이왕 줄 거면 아프게라도 줬어야 하는데요”라며 우스갯소리를 하면서도 시종일관 중심을 잃지 않고 객관성을 유지했다. 네덜란드전에서 7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타자의 땅볼 타구 때 홈으로 들어오던 주자와 포수 강민호가 충돌하자 “주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플레이다. 강민호 선수가 좀 더 앞으로 빠져서 송구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내셔널리즘에 빠져 무작정 “왜 이러나요~”라며 상대팀을 헐뜯던 기존의 해설과는 달랐다. 벼랑 끝에 몰렸던 대만전에서는 0-2로 뒤진 7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용규가 2루수앞 땅볼을 치고 1루를 향해 달리지 않자 “전력 질주 해야죠”라며 끝까지 포기하지 말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5일 대만전을 앞두고 이마를 훤히 드러내고 나타나, “대표팀이 2라운드에 올라가야 하기에 머리를 올려 이마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중계 땐 박찬호의 선수시절 광속구처럼 밝고 힘차게 해설을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박찬호 어록이 탄생할 정도로 화제를 모았다. 미국식 발음과 한국식 발음이 섞여 ‘쓰리볼’은 ‘뜨리볼’로, ‘슬라이더’는 ‘슬라이다’로 발음하기도 한다. 그러나 스스로 경기에 빠져들어 적극적으로 말하는 모습을 두고 누리꾼들은 ‘야구 좋아하는 삼촌이 옆에서 해설해주는 것 같다“고 말한다. 윤서현(40·남)씨는 “야구 중계를 보면서 해설에 빠져들기는 처음이다. 투수의 심리를 분석해주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를 얘기해주는 게 좋았다”고 말했다. a8a8**은 트위터에 “과거 해설자들처럼 결과를 보고 거기에 짜맞춰서 말하거나 뻔한 소리만 하는 해설이 아니라 칭찬도 비난도 과감하게 하는 해설이 재미있었다”고 썼다.  

 박찬호는 해설을 앞두고 공부를 많이 했다고 한다. 그는 경기 전 감독과 선수 인터뷰실에도 들어와 지켜본다. 직접 경기에 참가하진 않지만 더그아웃에 가서 강민호의 머리를 쓰다듬거나 김태균의 볼을 꼬집는 등 친근한 행동으로 대표팀에 밟은 기운을 불어넣으려고 애썼다. 자신의 말투인 ‘엄~’을 자주하는 발음하는 것을 알고는 고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 실제 대만전 해설을 할 때에는 이런 말버릇이 잘 나오지 않았다.

타이중/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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