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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이대호 응원가, 일본에선 ‘강남스타일’

등록 2013-05-23 11:58수정 2013-05-23 14:04

이대호가 20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요코하마와의 경기에 앞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 타석에 들어서 10분간의 강도 높은 프리배팅을 한 이대호가 헬멧을 벗자 얼굴에 땀이 흐른다.
이대호가 20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요코하마와의 경기에 앞서 타격 연습을 하고 있다. 연습 타석에 들어서 10분간의 강도 높은 프리배팅을 한 이대호가 헬멧을 벗자 얼굴에 땀이 흐른다.
롯데 시절 응원가 바나보트송 나오다가
긴박한 상황에서는 ‘강남스타일’ 틀어
한국과 달리 서포터스 주도 응원문화
경기가 끝나갈 무렵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구장에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졌다.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와 요코하마 블루어스와의 교류전이 열린 20일 오후 6시 일본 오사카 교세라 돔구장. 오릭스가 1-4로 뒤지던 9회 말 2사 주자 1루에서 4번타자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섰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공격 팀 타자들이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선수마다 취향에 맞는 음악으로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드러내는 등장음악이 흘러나왔다. 이대호는 롯데 시절 사용하던 헤리 벨러폰티의 ‘바나나 보트 송(Banana Boat Song)’을 일본에서도 그대로 사용했다. 바나나 보트 송의 도입부 ‘데이-오(Day-o)’가 ‘대호’와 발음이 비슷해서다. 하지만 주자가 루에 나가 있어 득점 기회를 맞았거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긴박한 상황에서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는 어김없이 ‘강남스타일’이 흘러나왔다.

교세라 돔구장 외야 오른쪽에 자리잡은 오릭스 서포터스들의 응원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3번 타자 발디리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투아웃이 된 상황이라 욱 가슴을 졸였다. 홈런 하나면 3-4로 따라붙어 동점의 밑돌을 놓을 수 있는 상황이다.

이대호가 타석에 등장하자 “교세라돔에서는 홈런을 치지 못한다. 절대로. 그러나 이대호라면~. 오릭스 부동의 4번타자 이대호”라고 쓴 큼지막한 글자가 외야 중앙에 위치한 전광판에 새겨졌다.

한국이 구단이 주도하는 응원문화라면 일본은 서포터스가 응원을 주도했다. 구단 치어리더들은 5회와 7회말이 끝나면 잠시 그라운드에서 치어리딩을 할 뿐이었다. 한국처럼 쉴새없이 1루와 3루쪽 응원석에서 노래와 춤으로 응원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대신 서포터스가 북과 트럼팻으로 쉴새없이 응원가를 부르며 흥을 돋궜다. 관중들은 플라스틱 방망이를 계속 두드리며 좋아하는 팀의 사기를 북돋았다. 응원하는 팀이 공격을 할 때면 타석에 들어선 선수의 이름을 외치며 박자를 맞췄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서자 그 소리는 더 커졌다.

오릭스 홈 구장 오사카 교세라 돔구장
오릭스 홈 구장 오사카 교세라 돔구장
1-4로 지고 있던 동안 우울하게 들렸던 서포터스들의 응원도 활기를 띄기 시작해 박자도 빨라지고 경쾌해졌다. 함성 소리도 더욱 커졌다. 긴장된 순간, 모두들 숨을 죽였다. 초구는 볼이었다. 상대 투수는 이대호에게 결코 좋은 공을 던지지 않았다. 볼 네개를 잇따라 던졌다. 이대호가 1루에 걸어나가 2사 1·2루로 바뀌어 홈런 한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5번 타자 이토이가 타석에 들어서자 서포터스들은 마지막 순간을 직감한 듯 더 크게 목청을 돋구웠다. 짧은 순간, 이토이가 친 공이 1루수 쪽으로 굴러가 투수에게 잡혀 1루에서 아웃됐다. 경기는 끝났다. 순간 오릭스 응원석이 조용해졌다. 숨이 멎은 것처럼 침울해졌다. 잠시 패배의 아픔으로 넋나간듯했던 오릭스 서포터스들은 다시 제정신이 돌아온 듯 하나둘 뿔뿔히 자리를 떠났다. 반면 반대편 요코하마 응원석에서는 북 소리와 나팔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경기 끝난후 30분 넘게 승리의 찬가를 불렀다.

이날 팬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려는 일본 구단의 노력이 엿보였다.

오릭스 홈 구장 오사카 교세라 돔구장
오릭스 홈 구장 오사카 교세라 돔구장
오늘의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선수는 방송 위주의 기자회견이 아닌 서포터스들이 있는 외야 관중석 앞에서 해 철저하게 팬과 호흡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7회말이 끝나면 관중들이 일제히 풍선을 불어 높이 띄워 올렸다. 돔구장 지붕 쪽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경기 도중 난데없이 호루라기 소리도 들린다. 파울 볼이 관중석으로 날아가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신호다. 호루라기 소리는 타구에 맞아 관중이 다치지 않도록 배려하면서도 묘한 긴장감과 재미를 더했다. 한국은 20~30대와 커플들이 야구장을 많이 찾는데 비해 일본은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이 눈에 띄었다.

오사카/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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