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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별 주제곡·응원가 많지만
입장료 수익의 0.3% 일괄지급
작년 총 3억…LG 가장 많이 내
선수별 주제곡·응원가 많지만
입장료 수익의 0.3% 일괄지급
작년 총 3억…LG 가장 많이 내
‘둥둥’ 북소리가 울리면 우리는 안다. 삼성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등장한다는 것을. 그룹 넥스트의 ‘라젠카, 세이브 어스’는 승리를 지켜야 하는 ‘세이버’(구원자) 오승환을 상징하는 음악이 됐다. 그룹 퀸의 ‘위윌록유’가 흐르면? 그렇다. 넥센의 마무리 ‘손승락 타임’이다.
프로야구에서 이제 음악은 필수다. 치어리더들이 흥을 돋우려고 사용하는 응원가를 넘어 선수들이 등장할 때도 음악을 개사한 주제곡(응원곡)이 흐른다. 지난 시즌 가장 많은 곡을 쓴 두산(153곡)을 비롯한 8개 구단 그라운드에 700여곡이 울려퍼졌다.
그렇다면, 야구장에서 사용하는 음악도 저작권료를 낼까? 정답은 ‘낸다’이다. 공공장소에서 상업적으로 사용한 음악으로 분류돼 2002년부터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저작권료를 내고 있다. 구단별로 지불하지만 업무는 한국야구위원회(KBO) 마케팅 자회사인 케이비오피(KBOP)가 담당한다. 각 구단에서 1년간 사용한 음악 목록을 시즌이 끝나는 11월께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제출하면, 케이비오피가 총 저작권료를 일괄적으로 치른다. 케이비오피 쪽은 “추후 수익금 정산 때 저작권료를 제외한 금액을 구단에 준다”고 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케이비오피에서 받은 저작권료를 다시 작사·작곡가에게 배분한다.
음악저작권료를 보면 프로야구 인기 변화 추이가 보인다. 야구장 음악저작권료는 곡수가 아닌 입장료 수익으로 계산한다. 한곡을 틀든 100곡을 틀든 상관없다. ‘입장료 수익×음악사용요율(0.3%)=야구장 음악저작권료’다. 관중이 많을수록 음악저작권료가 많아진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첫 700만 관중을 넘긴 지난해 가장 많은 음악저작권료를 냈다. 케이비오피에 따르면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 낸 음악저작권료는 2002년 1000만원, 2003년 1500만원에서, 2007년 이후 프로야구가 인기를 끌면서 그해 4700만원, 2010년 5700만원, 2011년 7000만원으로 늘었다. 지난해는 1억4900만원으로 1년 새 갑절이 뛰었다. 케이비오피 쪽은 “지금까진 저작권료를 한국음악저작권협회에만 냈지만 지난해부터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까지 각각 따로 내게 되어 세곳을 합하면 지난해 저작권료는 총 3억원 정도”라고 말했다. 구단별로 보면 엘지(LG), 두산, 롯데 순이다. 8위는 한화.
과거 야구장에서 사용하는 음악이 대부분 치어리더 응원곡이었지만 2000년대 중반 롯데 강민호의 응원가가 인기를 끌면서 선수별 주제곡이 늘었다. 음악이 자신의 이미지를 대변하면서, 선수들도 음악에 신경쓴다. 장르를 직접 정하고, 특정 노래의 특정 부분을 요청하기도 한다. 에스케이(SK) 조동화는 조용필의 ‘바운스’를 직접 골랐고, 엘지 봉중근도 록그룹 드라우닝풀의 ‘솔저스’를 직접 선택했다.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는 “주제곡은 심리적인 부분을 건드려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했다.
엔씨(NC) 권희동은 올 시즌 영화 <미션임파서블>의 오에스티를 활용해 만든 주제곡을 두 경기 만에 교체했다. ‘동동동동 엔씨 희동 동동동동 엔씨 희동 권희동~ 권희동~ 안타’란 가사가 너무 재미있어 되레 집중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보통 팀을 옮기면 주제곡도 바꾸지만, 김상현은 에스케이로 이적하면서도 기아(KIA)에서 사용했던 익숙한 응원가를 그대로 튼다. 응원가를 둘러싼 신경전도 벌어진다. 에스케이로 이적한 조인성은 엘지에서 틀던 아바의 ‘댄싱퀸’을 개사한 주제곡을 그대로 사용하길 원했지만, 엘지 쪽에서 거절했다고 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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