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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이름 같은 너 때문에…” 울고 웃는 야구선수들

등록 2013-06-13 19:08수정 2013-06-13 22:20

아하! 스포츠

9개 구단 1·2군 통틀어 27명
성적 크게 차이 나면 ‘괴로워’
트레이드때 언론들은 ‘헷갈려’
KBO 실수로 입대무효 ‘황당해’
“너 에스케이로 트레이드되냐?” 두산의 김상현은 5월 초 이 말을 여러번 들었다. 기아의 김상현이 에스케이로 트레이드된다는 온라인 기사에 자신의 얼굴이 잘못 게재됐기 때문이다. “기사에 내 얼굴이 잘못 나가면서 지인들에게 문자와 전화가 많이 왔다.” 이름이 같아서 생긴 웃지 못할 에피소드다.

올 시즌 프로야구 9개 구단 1, 2군에는 총 27명의 동명이인이 있다. 윤석민(두산 내야수, KIA 투수), 김상수(삼성 내야수, 넥센 투수), 김상현(두산 투수, SK 외야수), 김재현(SK 외야수, 넥센 포수), 박종윤(롯데 내야수, 넥센 투수), 김태완(삼성 내야수, 한화 외야수), 이승호(NC 투수, SK 투수), 이정훈(넥센 투수, KIA 투수), 이태양(NC 투수, 한화 투수), 정대현(두산 투수, 롯데 투수), 허준혁(롯데 투수, SK 투수). 이병규(LG 외야수, LG 외야수)는 팀도 포지션도 같다. 박건우(한화 투수, 롯데 투수, 두산 외야수)는 셋이다. 프로야구 원년부터 따지면 김정수란 이름이 6명으로 가장 많았다. 2006년엔 두산 이승엽도 있었다.

엠비시 청룡(엘지 전신)의 김용윤이 1983년 당시 같은 팀의 김용운과 이름이 비슷해 김바위로 개명한 적은 있지만, 동명이인이라서 개명한 선수는 거의 없다. 그래서 선수를 구분하려는 갖가지 아이디어가 등장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기록위원회는 공식기록지에 선수 이름을 한자로 적는 처음 방식을 고수한다. 김상영 기록위원은 “한글로 바꿀까 생각해봤지만, 이름이 같으면 헷갈릴 수도 있다”고 했다. 같은 팀의 선수가 한자까지 같으면 이름 뒤에 배번을 넣는다. 두 허준혁이 같은 롯데 시절 ‘허준혁56’, ‘허준혁20’으로 쓴 게 대표적이다. 가장 유명한 엘지의 동명이인 이병규는 한자가 다르다. 이태양은 둘 다 한글 이름인데 공식기록지에는 한화 이태양은 한자로 쓴다. 한화 홍보팀은 “처음 선수 등록 때 한자로 잘못 등록해 다음 시즌에는 한글로 바꿀 것”이라고 한다.

김 위원은 “동명이인 선수가 나오면 더 신중하게 확인한다”고 했다. 웃지 못할 일들도 벌어진다. 전화가 잘못 오는 건 다반사, 두산 윤석민은 기아 윤석민 때문에 상무 입대가 좌절됐다. 두산 윤석민은 “(2007년) 상무 입대를 희망했는데, 케이비오에서 기아 윤석민 자료를 보내서 입대가 불발됐다. 이듬해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했다”고 한다. 동명이인이 잘못하면 대신 비난도 받는다. 윤석민은 “기아 윤석민이 데드볼을 맞힌 적이 있는데 그때 내 미니홈피가 악성 댓글로 도배됐다”고 했다.

이름이 같아서인지 인연도 깊다. 두 김상현은 상무에 같이 있었고, 두 윤석민은 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나왔다. 그러나 몇명을 빼면 성적은 대부분 한쪽으로 기운다. 동명이인이 잘하면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 크다. 덜 유명한 선수는 ‘짝퉁’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그러나 그게 동력이 되어 의지를 불사른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다른 선수 이름만 나오는 현실이 괴롭지만,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한다”는 선수도 있다.

그나저나 프로야구에는 왜 이렇게 동명이인이 많을까. 예전엔 운동 잘하는 선수의 이름을 따서 아이 이름을 짓는 경우가 많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하일성 해설위원은 “우연의 일치일 뿐”이라고 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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