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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살기로 뛴다…‘땜빵’들의 반란

등록 2013-06-27 19:09수정 2013-06-27 20:52

(왼쪽부터)넥센 문우람, 두산 유희관
(왼쪽부터)넥센 문우람, 두산 유희관
넥센 문우람·두산 유희관 등
부상선수 빈자리에 투입 뒤
맹활약 펼쳐 주전자리 꿰차
“죽기살기로 뛰겠다.” 27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넥센 문우람(21·왼쪽 사진)은 싱글벙글이었다. 그럴만 하다. 26일 새끼 발가락 골절로 빠진 서건창을 대신해 톱 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득점하며 팀 승리를 도왔다. 서건창의 이탈로 공격력이 약화될까 우려하던 염경엽 넥센 감독은 “문우람이 잘해줬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누군가의 위기는 또 다른 이에겐 인생을 바꾸는 기회가 된다. 지난 시즌 신인왕 서건창도 초반 김민성의 부상으로 대신 투입된 ‘땜방’이었고, 지난 시즌 10승 투수 두산 노경은도 타박상으로 2군에 내려간 임태훈을 대신해 마운드에 섰다. 2013 프로야구도 주전의 부상과 부진의 공백을 메우려고 투입됐다가 아예 자리를 꿰찬 선수가 속속 등장했다.

문우람의 활약은 예상외였다. 2011년 신고 선수로 입단한 그는 올 시즌 줄곧 2군에 머물다가 22일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다. 염 감독은 “분위기 쇄신 차원”이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지만, 문우람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군 등록 첫날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안타 1개를 기록했고, 23일 두번째 경기에서는 안타 2개와 볼넷 2개로 네 타석 모두 출루해 3득점하며 승리를 견인했다. 27일 현재 4경기 13타수 5안타 5득점. 총 16타석에서 삼진은 1개뿐으로 선구안과 참을성이 좋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문우람은 “가족들이 너무 좋아한다”며 웃었다.

두산 유희관(오른쪽)도 더스틴 니퍼트를 대신해 등판했다가 선발 자리를 꿰찼다. 유희관은 2009년 두산 입단 뒤 상무 2년을 제외하고 올해 4월까지 중간계투로만 뛰었다. 5월4일 니퍼트가 어깨에 담이 걸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면서 첫 선발 기회를 잡았고,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데뷔 후 첫 선발승까지 따내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후 중간계투와 선발을 반복하다가 지난달 말부터는 완벽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6월2일, 8일, 20일 세 번의 경기에서 7이닝씩 던졌고, 세 경기 방어율 1.71로 팀내 선발투수 중에서도 가장 낮다.

롯데 김성배는 흔들리는 정대현을 대신해 마무리 투수로 나섰다가 ‘뒷문지킴이’가 됐다. 안정적인 피칭으로 27일 현재 17세이브로 구원 부문 3위다. 부침은 있지만 기아(KIA) 신종길도 부상으로 결장한 김주찬을 대신해 4월3일 투입된 첫날 5타수 4안타 6타점으로 맹활약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27일 현재 38경기 108타수 17득점 38안타 22타점.

이들은 언제 올지 모를 기회를 기다리며 꾸준히 노력해온 공통점이 있다. 문우람은 2군에 있으면서도 “준비하고 있으면 언젠간 기회는 올 것이라고 생각했고, 기회가 온 순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꾸준히 노력했다”고 한다. 아령, 손목밴드 등을 이용해 웨이트트레이닝으로는 잡을 수 없는 숨은 근육까지 다진다. 신종길도 경기 때마다 “기회는 올 것이라고 믿고 단점을 보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주눅들지 않는 자신감도 공통점이다. 문우람은 타격감을 묻자 “최고”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이들의 활약은 때를 기다리는 많은 선수들에게 희망이 된다. 위기에 봉착한 감독에겐 ‘복덩이’다. 그러나 기회를 운명으로 만드는 건 준비된 자들의 몫이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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