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역대 14번째…4년 연속 두자릿수
글러브에 키스한 뒤 하늘을 향해 손을 뻗었다. 땀이 비 오듯 쏟아졌지만, 감격적인 순간 앞에서 그가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은 아내였다. “와이프가 애기 때문에 경기장에 못 왔어요. 텔레비전으로라도 보라고 키스를 날렸습니다.”
이 달콤한 남편, 손승락(31)이 딱 100번째 뒷문을 틀어잠갔다. 2010년 선발에서 마무리로 보직을 변경한 뒤 4시즌 만이다. 손승락은 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롯데와의 경기에서 팀이 2-0으로 앞선 8회초 1사 1, 2루 상황에서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3-1 승리를 지키고, 개인통산 1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1989년 권영호(당시 삼성)를 시작으로, 오승환(삼성), 정대현(롯데) 등에 이은 역대 14번째 기록이자, 팀 내에서는 처음이다. 손승락은 “한 팀에서 4년 동안 100세이브를 할 수 있었던 게 뜻깊다”고 말했다.
선수들도 도왔다. 손승락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상대 타자 강민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키며 만루 상황을 초래했고, 전준우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득점을 내줬지만, 이택근의 ‘레이저빔’ 송구로 동점 위기를 면했다. 2-1로 앞선 8회말 박병호가 솔로포를 쏘아올리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손승락은 “초반에 던진 공이 빠져 상대 타자의 몸을 맞혀 놀랐지만, 오히려 데드볼 때문에 이후 더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택근은 “손승락의 100세이브 달성을 돕고 싶어 수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9일 현재 24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달리는 손승락은 엘지(LG)의 봉중근과 함께 ‘마무리 지존’ 오승환(삼성)에 대적할 소방수로 평가받는다. 4년 연속 두자릿수 세이브를 기록했고, 4월30일 11경기 만에 시즌 10세이브 고지를 선점하며, 역대 최소 경기 시즌 10세이브 신기록도 경신했다. 손승락은 “2010년 3월27일 사직 롯데전에서 세운 첫 세이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추억에 빠진 듯 잠시 허공을 쳐다보더니 “100경기 동안 항상 마음 졸이며 기다린 아내가 100번 더 마음 졸이도록 하겠다”며 또 아내를 떠올렸다.
엘지는 잠실에서 최다 연타석 안타 타이 기록(9연타석)을 세운 ‘큰’ 이병규의 활약에 힘입어 엔씨(NC)를 2-1로 누르고 3연패 뒤 1승을 챙겼다. 두산은 대전에서 한화를 5-0으로 눌렀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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