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팀 오랜만에 야구 1위 싸움
팀 타율·평균자책도 선두 경쟁
팀 타율·평균자책도 선두 경쟁
“엘지(LG)가 턱밑까지 치고 올라와 조금 불안하네요.” 최근 만난 프로야구 삼성 관계자는 너털웃음을 지었다. 엘지의 4강 안착은 예상했지만, 삼성과 1위 다툼을 벌일 줄은 몰랐다는 것이다. 1995년(12승6패) 이후 삼성에 늘 열세였던 엘지는 올 시즌 12일 현재 6승5패로 맞먹는다. 팀 타율은 0.287로 삼성에 이어 2위지만, 평균자책은 3.62로 1위다. 11일에는 1995년 이후 18년 만에 6할 승률도 달성했다. “1994년 이후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 1위까지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시즌 초 상대 선발투수에 따라 다양한 라인업을 선보였던 엘지는 타순을 고정시키며 탄력받고 있다. 거포가 없어 홈런은 49개(7위)지만 응집력이 좋다. 득점권에 선수가 있으면 타율이 0.294로 2위인데, 지난해 득점권 타율(0.253·8위)보다 훨씬 높다. 전반기 중심타선을 지키던 박용택을 7월부터 1번 톱타자로, 정의윤을 4번 타자로 세우면서 효율이 극대화됐다. 박용택은 톱타자로 나선 뒤 타율이 0.404로, 4번 타순(0.329)일 때보다 좋다. 정성훈, 이진영, 이병규 등 주축 타자들이 꾸준히 3할대를 유지하고, 정성훈과 문선재, 김용의도 2할대 후반의 타율을 기록중이다.
선수들의 집중력도 좋다. 올 시즌 역전승만 20번을 넘었다. 지난해는 전체 133경기 중 21경기였다. 해결사 이병규가 중심에 섰다. 주장으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팀의 기둥 역할을 톡톡히 하는 이병규는 부상 탓에 5월7일 돌아왔고, 그 뒤부터 팀도 달라졌다. 이병규의 타율은 0.378이고 득점권 타율은 0.473. 3볼-2아웃 상황에서 0.500이다. 이병규는 “지고 있어도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이 쌓인다”고 했다.
최근 5시즌 통산 7~8월 승률 0.416으로 엘지의 여름은 늘 고비였다. 예비전력이 없었다. 이번엔 다르다. 마무리에 포수까지 지난 시즌 불안했던 포지션에 적임자가 나타나며 톱니바퀴처럼 잘 굴러간다. 수호신 봉중근은 12일 현재 28세이브로 넥센의 손승락(1위)에게 1세이브 차로 다가섰다. 블론세이브 2회, 평균자책점 1.45로 마무리 능력은 손승락(블론세이브 4회, 평균자책점 2.930)보다 안정적이다. 포수 현재윤이 올 시즌 엘지 유니폼을 입고 중심을 잡아주었고, 8월 부상으로 공백이 생기자 윤요섭이 잘 메워주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엘지 상승세의 비결을 “탄탄한 투수진”으로 꼽았다. “타선에서 점수를 적게 내도 투수진이 점수를 주질 않으니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엘지는 경기당 득점이 5.07점으로 4위지만 평균자책점은 3.62로 1위다. 삼성과 함께 유이한 3점대로 안정적이지만 10승을 올린 선발이 없는 건 아쉽다. 선발 평균자책점도 모두 3~4점대로 높다. 2군에 내려갔다가 13일 37일 만에 1군 마운드에 오른 벤저민 주키치의 활약이 투수싸움으로 이어지는 후반기 엘지 상승세의 관건이다. 다른 구단 관계자는 “주키치가 살아나 6선발 체제가 돌아간다면 체력이 중요한 후반기 엘지 마운드는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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