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5점 몰아친 기아에 역전패
넥센에 진 삼성과 자리 못바꿔
넥센에 진 삼성과 자리 못바꿔
6년 연속 500만 관중을 돌파한 18일 프로야구 군산 기아(KIA)-엘지(LG)전. 8회말 4-7로 역전당한 순간 엘지 주장 이병규는 더그아웃 앞 땅바닥에 주저앉아 있었다. 참담한 듯 표정이 굳었고 의미 없는 한숨도 살짝 쉬었다. ‘1위 하기 정말 힘드네.’ 그렇게 생각했지도 모르겠다. 이날 선두 삼성은 포항에서 넥센에 4-5로 졌다. 2위 엘지가 이겼다면 1, 2위가 뒤바뀌면서 16년 만에 후반기 정규 1위에 오를 수 있었다. 삼성과 엘지는 13일부터 승차 없이 승률 5리(0.005)차로 선두 다툼을 해왔다.
7회까지만 해도 엘지가 다 잡은 승리처럼 보였다. 6회초 1-1 동점 상황에서 이병규와 정성훈의 연속 안타 등으로 1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기아 바뀐 투수 심동섭의 제구가 흔들리며 밀어내기 볼넷으로 추가 1점을 챙겼다. 이대형의 2루수 땅볼 아웃 때 정성훈이 홈을 밟았고, 폭투로 손주인까지 들어오며 4-2 승부는 기울었다. 일부 엘지 팬들은 1위를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5연패를 끊겠다는 기아 선수들의 의지는 더욱 강했다. 8회에만 5점을 뽑는 집중력으로 역전극을 펼쳤다. 이용규의 안타와 김주형의 볼넷으로 만든 1, 2루 상황에서 신종길의 2타점 적시타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안치홍이 천금 같은 적시타로 역전했고, 차일목이 2타점 적시타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듀웨인 빌로우가 2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한국 무대 첫 승을 구원승으로 장식했다. 선동열 기아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 않고 최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7위 기아는 4위 넥센과의 승차를 7게임으로 유지했다. 엘지는 8회에만 투수 네 명을 쓰며 총력전을 펼쳤지만 믿었던 불펜이 무너졌다. 3안타 1득점 1타점을 기록한 정성훈 활약도 빛이 바랬다.
삼성은 아홉수가 단단히 걸린 장원삼이 무너지면서 넥센에 4-5로 졌다. 장원삼은 10승에 세번째 도전했지만 5이닝을 못 채우고 내려갔다. 4이닝 8피안타 1피홈런 5실점. 장단 11안타를 터트린 타선은 9회말 1점을 따라갔지만 1사 2, 3루 상황을 못 살린 게 뼈아팠다. 넥센 손승락은 시즌 30세이브를 올리며 엘지 봉중근과 구원 공동 1위가 됐다. 잠실에선 ‘소년 장사’ 최정(SK)이 2점포를 쏘아올리며 넥센 박병호와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섰다. 에스케이는 최정의 홈런포와 1주일 만에 선발 출장한 조인성의 4타점을 필두로 두산에 9-0 완승을 거두고 끝나지 않은 4강 싸움에 불씨를 지폈다. 조인성은 “출장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활약 같다”며 웃었다. 엔씨(NC)와 롯데는 사직에서 12회 연장 접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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