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시내티의 추신수가 10일(한국시각)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경기에서 3회 등에 공을 맞은 뒤 얼굴을 찡그리고 있다. 신시내티/유에스에이 투데이 스포츠 뉴스1
추신수, 시즌 25번째 사구…팀 최다기록 9년만에 경신
몸이 남아나질 않는다. 참는 고통이 빚은 열매라며 마냥 웃을 수도 없다.
신시내티 레즈의 추신수가 10일(한국시각) 구단 역대 최다 몸에 맞는 볼(사구) 기록을 갈아치웠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그레이트아메리칸볼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안방경기에서 3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몸에 맞는 볼 1개를 얻었다. 몸에 맞는 볼 시즌 25번째로, 2004년 제이슨 라루가 세운 한 시즌 팀 최다 기록(24개)을 9년 만에 경신했다.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선두 자리도 지켰다.
앞장설수록 온몸은 으스러진다. 엉덩이, 종아리, 옆구리, 정강이, 오른쪽 무릎에 발까지 10곳이 넘는 곳을 맞고 또 맞았다. 부위별로 살펴보면 팔꿈치, 팔뚝 등을 포함한 오른팔이 7번으로 가장 많다. 허벅지가 6번, 등이 4번, 어깨가 2번. 송재우 메이저리그 해설위원은 “정강이에 맞으면 아파서 펄쩍 뛸 텐데, 추신수는 아파도 참는 남자”라고 했다. 이날도 등을 맞은 그는 살짝 찡그리기만 했을 뿐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았다.
추신수의 몸에 맞는 볼 행진은 개막 첫날부터 시작됐다. 4월에만 10번을 맞으며 팀 월간 최다 몸에 맞는 볼 기록을 110년 만에 갈아치웠다. 지난해 세운 개인 기록(17개)은 이미 6월에 넘어섰다. 현재 5.56경기당 몸에 맞는 볼 1개씩으로, 이 추세라면 28~29개 정도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 몸에 맞는 볼 기록인 1896년 휴이 제닝스가 세운 51개에는 못 미치지만, 30개 돌파 가능성은 있다. 1910년 이후 30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5명이다.
집중 견제가 원인이다. 추신수는 발도 빠르고 홈런도 잘 친다. 현재 홈런 20개와 도루 17개로 개인통산 세번째 호타준족의 상징인 20-20클럽 가입도 눈앞에 뒀다. 중심타선이 강한 신시내티를 상대로 실점을 줄이려면 그를 내보내선 안 된다. 미국 스포츠 전문 방송 <이에스피엔>(ESPN)에 따르면 추신수는 몸쪽 낮은 코스가 0.192로 약하다. 추신수를 상대하는 투수들은 몸쪽 코스를 주로 노린다. 빗나가면 몸에 맞히기 십상이다.
추신수는 내셔널리그 출루율 1위도 넘보고 있다. 이날 2루타로 16경기 연속 출루하며 출루율 0.425를 기록해 팀 동료 조이 보토(0.430)와 0.005 차이를 유지했다. 보토는 타격이 정교하고 선구안도 좋아 강력한 1위 후보지만, 9월 다소 주춤하다. 추신수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팀에 공헌하려고 하다 보니 몸에 맞는 공 등으로 나가게 되는 것 같다. 출루율이 4할대인 선수 두 명이 한 팀에 있다는 것은 팀에 정말 좋은 일”이라며 보토와 경쟁할 마음은 없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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