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다저스) 선수
류현진, 1회 뼈아픈 2점 홈런
실투 뒤 19명타자 연속 범타
제구력 완벽했지만 첫 완투패
실투 뒤 19명타자 연속 범타
제구력 완벽했지만 첫 완투패
류현진(26·다저스)이 1회말 1사1루에서 ‘천적’ 폴 골드슈미트에게 중월 2점 홈런을 맞자 애리조나와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듯 했다.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91마일(146㎞) 빠른 공이 한가운데로 높게 들어왔다. 경기 전까지 류현진을 상대로 11타수 6안타(0.545)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골드슈미트가 이를 놓칠 리 없었다.
높게 들어간 실투였다. 류현진은 ”공 하나 때문에 경기에 졌다”며 무척 아쉬워 했다.
경기 초반 많은 실점을 해 “연구를 해야겠다”던 류현진은 이날 실투 이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회말 골드슈미트 이후 완벽한 제구력과 예리한 변화구로 19명의 타자를 침묵시켰다. 류현진이 17일(한국시각)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방문경기에서 8이닝 동안 안타 2개만 허용하며 호투했다. 4개의 삼진을 솎아내며 시즌 탈삼진 개수를 144로 늘렸고 평균자책을 3.07에서 3.03으로 낮췄다. 하지만 골드슈미트에게 맞은 2점 홈런과 타선의 침묵 탓에 시즌 7패(13승)째를 떠안았다. 류현진은 경기 후 “스트라이크를 잡으려고 던진 공들이 자꾸 맞다보니 1회 점수를 많이 허용하는데, 최근 가장 잘 던진 경기라 위안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1회말 4번타자 마틴 프라도를 시작으로 타선이 두 바퀴 돌아 7회말 다시 프라도를 3루수 땅볼로 잡을 때까지 19명의 타자를 범타 처리한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닷새 만에 류현진을 다시 만난 애리조나는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선발투수가 패트릭 코빈에서 트레버 케이힐로 바뀌었을 뿐, 1번부터 8번까지 지난 12일 류현진을 상대로 10안타·3득점을 뽑아낸 타순과 수비 위치가 똑같았다.
골드슈미트에게 홈런을 맞은 공을 제외한다면 류현진의 이날 제구력은 완벽에 가까웠다. 스트라이크존이 낮게 형성되면서 상대팀 8명의 오른손 타자들과의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 갔다. 8이닝 동안 27명의 타자를 맞아 100개의 공을 던져 투구수 관리도 성공적이었다. 커브를 적절하게 활용해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면서 상대 타자들의 노림수를 복잡하게 만든 점도 지난 경기와는 달라진 모습이었다.
중심타자 헨리 라미레즈가 빠진 다저스 타선은 테이블 세터인 야시엘 푸이그를 4번 타자로 내세웠지만 애리조나 선발 케이힐에게 5⅓이닝 동안 2안타 1득점을 뽑는데 그쳤다. 특히 6회초 류현진의 볼넷으로 시작된 무사 만루 기회에서 푸이그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만 추가하는 빈타에 허덕이며 1-2로 졌다. 다저스는 4연패에 빠졌고 지구 우승 ‘매직넘버 4’는 줄어들지 않았다.
임창용, 3번째 등판서 첫 실점
한편, 시카고 컵스의 임창용(37)은 메이저리그 세번째 등판에서 첫 자책점을 허용했다. 임창용은 이날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뒤진 6회 2사 3루에서 팀의 네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첫 타자 진 세구라에게 2루타를 맞고 앞선 투수의 실점을 허용한 임창용은 7회 선두타자 아라미스 라미레스에게 안타를 맞은 뒤 1사 이후 교체됐으나 후속 투수가 2점 홈런을 맞으면서 1자책점을 기록했다. 시카고는 1-6으로 졌고 임창용은 3경기 평균자책점 3.86으로 치솟았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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