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사진·엘에이 다저스) 선수
25일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평균자책 2점대 진입여부 관심
평균자책 2점대 진입여부 관심
2월 업데이트가 멈춘 류현진(26·엘에이 다저스)의 개인 모바일 사진첩에는 메이저리그를 향한 설렘이 가득 차 있다. 다저스와 첫 미팅 때 받은 유니폼을 입은 모습부터, 입단식, 계약 뒤 조촐한 축하파티까지 꿈의 무대를 밟기까지의 과정이 빠짐없이 기록됐다. 사진마다 싱글벙글 속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이 천진난만한 ‘괴물’은 당시, 오늘의 자신을 예상했을까. 두자릿수 승수로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른 류현진이 25일 오전 11시15분(한국시각) 아름다운 피날레를 장식한다.
류현진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에이티앤티(AT&T) 파크에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에 나선다. 다저스가 25일 이후 4경기만을 남겨둬 사실상 마지막 등판일 확률이 높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되어 승패 부담은 적지만, 3선발 자리를 꿰차려면 개인 기록은 신경써야 한다. 14승을 거두고 목표였던 평균자책 2점대 진입이 숙제다. 류현진은 28경기 13승7패 평균자책 3.03점을 기록중이다.
쉽진 않다. 류현진이 승수를 쌓고 평균자책을 2점대로 낮추려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야 한다. 1실점 하면 5⅓이닝, 2실점 하면 8⅓이닝을 던져야 한다. 3실점 이상을 내주면 9이닝을 완투해도 불가능하다. 돈 매팅리 감독이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5이닝만 등판시킬 가능성이 커 무실점 역투가 안전하다. 성공하면 선발로서의 가치를 확실히 못박는다. 올 시즌 평균자책 2점대 투수는 1.88점인 클레이턴 커쇼(엘에이 다저스) 포함해 현재 15명뿐이다. 181이닝으로 190이닝을 기록하면 추가 보너스 25만달러(약 2억7000만원)도 손에 넣는다. 14승을 거두면 다저스 신인 역대 최다승 부문 2위(2000년 이시이 가즈히사) 기록과 타이를 이룬다.
상대 선발 우완 맷 케인(8승9패, 평균자책 4.06점)과는 두 차례 맞대결해 1승1패를 기록했다. 강타자 헌터 펜스를 조심해야 한다. 펜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폴 골드슈미트 다음으로 류현진에 강하다. 류현진을 상대로 타율 0.545(14타수 7안타 5타점)를 올렸다. 안타 7개 중 장타가 3개(2루타 2개, 홈런 1개)다. 맞상대 타율 0.417인 마르코 스쿠타로, 0.364 파블로 산도발, 0.300 버스터 포지도 경계 대상이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전에서 4차례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 2.81점을 기록했지만 25⅔이닝 동안 안타를 30개나 맞으며 불안했다.
팀의 홈 어드밴티지를 위해서라도 남은 경기 승수를 챙기면 좋다. 다저스는 동부 선두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중부 선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이어 내셔널리그 승률 3위다. 5전3승제인 디비전시리즈에서 승률 1, 2위 팀은 1, 2차전을 홈에서 벌이는 이점이 있다. 다저스는 홈 승률(59%)이 원정(57%)보다 조금 높다. 송재우 <엠비시(MBC) 스포츠+> 해설위원은 “주전들이 조금씩 부상이 있어 감독이 일부러 욕심을 내진 않을 것 같지만, 승률 1, 2위로 이점을 얻는 건 중요하다”고 말했다.
매팅리 감독은 23일(한국시각) 구단 누리집에서 “포스트시즌은 4선발 체제로 마운드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현진과 리키 놀라스코는 상대팀과 마지막 경기 성적 등에 따라 디비전시리즈 3, 4선발이 결정된다. 다저스가 3연패만 하지 않는다면 류현진은 4선발이 되더라도 등판할 수 있다. 류현진이 등판하면 한국인으로는 첫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주인공이 된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포스트시즌에 출전했지만 선발은 아니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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