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지 선수들이 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5-2로 승리해 정규시즌 2위에 오르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하자 마운드에서 뒤엉켜 기쁨을 나누고 있다. 뉴스1
되돌아 본 정규시즌
“올 시즌 마지막까지 정말 힘들게, 하지만 원 없이 야구 했습니다.”
김기태 엘지(LG) 감독의 말처럼 2013 프로야구 정규시즌 최고의 히트상품은 엘지였다. 11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과 동난 유광점퍼로 상징되는 열기. 사상 첫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류중일 삼성 감독이 질투가 날 것도 같다. 우승 후보 기아(KIA)의 몰락과 에스케이(SK), 롯데의 부진이 겹쳐 관중은 지난해보다 10% 준 644만1855명이었다. 그라운드를 압도하는 새로운 스타도 없었다. 하지만 유례없는 순위 경쟁으로 막판 2위가 확정되는 등 드라마는 넘쳤다. 포스트시즌은 8일 오후 6시 목동구장에서 넥센-두산의 준플레이오프로 시작한다.
11년만의 가을야구 엘지
서울팀 넥센-두산 8일 준PO 거포 박병호 타격 4관왕
손승락 46세이브 맹활약 신생팀 NC 7위 성공데뷔
우승후보 기아는 8위 몰락 ■ 엘지·넥센·두산의 서울찬가 엘지의 급부상은 세는나이로 마흔인 주장 이병규가 합류한 5월부터 본격화했다. 5월26일 잠실 에스케이전 직후 발생한 ‘물 세리머니’ 사태가 선수들을 한데 묶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6월5~8일 4연승으로 6위에서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른 엘지는 이후 4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류제국(12승), 레다메스 리즈(10승), 우규민(10승) 등 선발진이 자리를 잡고 봉중근(38세이브)이 뒷문을 잠그면서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진 결과였다. 1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엘지는 올 시즌 8개 구단(NC 제외) 중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팀 관중이 2% 늘었다. ‘제갈량’의 꾀주머니를 찬 염경엽 넥센 감독은 창단 뒤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단골인 두산도 포스트시즌에 합류했다. 반면 기아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갔던 에스케이, 전국구 롯데의 추락은 관중 감소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지난 시즌 136만명의 팀 관중을 모았던 롯데는 44%가 줄어든 77만명에 그쳤다. ■ 마무리 손승락과 거포 박병호 14승의 배영수(삼성)와 크리스 세든(SK)이 다승왕일 정도로 선발이 부진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들이 돋보였다. 2006년 이후 2009·2010년을 제외하고 세이브 1위였던 삼성 오승환의 독주가 무너졌다. 넥센 손승락이 46세이브로 새로운 구원왕으로 등장했고, 봉중근이 38세이브로 2위를 차지했다. 오승환(28개·4위)이 밀렸다. 세이브를 날린 블론세이브는 오승환 2개, 봉중근 3개, 손승락 5개였다. 오승환은 “더 많은 마무리 투수들이 더 많이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격 부문에서는 넥센 박병호가 홈런(37개)·타점(117점)·득점(91점)·장타율(0.602)로 지난해 3관왕에 이어 4관왕이 됐다. 내용도 좋다. 홈런에서는 2위 최형우(삼성·29개)와 3위 최정(SK·28개)을 크게 앞섰고, 타점에서도 2위 최형우(98점)와 차이가 난다. 삼성 이승엽과 일본에 간 이대호의 뒤를 잇는 거포의 등장에 다음 시즌 40개 홈런도 기대된다. 안경현 해설위원은 “힘도 좋지만 공을 비껴 쳐도 임팩트를 준 스윙이 탁월해 안타로 연결된다”고 했다. ■ 노장은 죽지 않는다 이병규는 타율 0.348로 2005년 이후 8년 만에 타격왕에 오르며 훨훨 날았다. 7월엔 데뷔 뒤 처음이자 역대 15번째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 1·2·3루타, 홈런)를 기록했고, 10연타석 안타로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세는나이로 38살 이호준이 타율 0.278, 87타점, 20홈런 등으로 엔씨(NC)의 중심을 잡았고, 38살 이승엽은 프로야구 통산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2009년 이후 1378일 만에 1군 등판한 39살 손민한은 28경기에서 5승9세이브로 뒷문이 아쉽던 엔씨의 마무리 투수를 자처했다. 우리나이로 44살, 현역 최고령 투수인 류택현(LG)이 16홀드로 이 부문 공동 5위를 차지하는 등 마운드에서도 노장들의 분투는 빛났다. ■ 엔씨의 성공적인 첫해 ‘잘하면 8위’로 예상했던 신생팀 엔씨는 한화·기아를 누르고 7위로 마감했다. 팀 타율은 0.244로 최하위였지만 팀 평균자책 3위(3.96)인 투수력을 바탕으로 시즌 종료 직전 기아를 8위로 끌어내렸다. 데뷔 첫해 두자릿수 홈런을 때린 나성범(14홈런·64타점)·권희동(15홈런·54타점), 국내파 평균자책 1위(2.88) 투수 이재학(10승5패1세) 등 신인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남지은 박현철 기자 myviollet@hani.co.kr
서울팀 넥센-두산 8일 준PO 거포 박병호 타격 4관왕
손승락 46세이브 맹활약 신생팀 NC 7위 성공데뷔
우승후보 기아는 8위 몰락 ■ 엘지·넥센·두산의 서울찬가 엘지의 급부상은 세는나이로 마흔인 주장 이병규가 합류한 5월부터 본격화했다. 5월26일 잠실 에스케이전 직후 발생한 ‘물 세리머니’ 사태가 선수들을 한데 묶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6월5~8일 4연승으로 6위에서 단숨에 3위로 뛰어오른 엘지는 이후 4위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다. 류제국(12승), 레다메스 리즈(10승), 우규민(10승) 등 선발진이 자리를 잡고 봉중근(38세이브)이 뒷문을 잠그면서 ‘지키는 야구’가 가능해진 결과였다. 16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엘지는 올 시즌 8개 구단(NC 제외) 중 유일하게 지난해보다 팀 관중이 2% 늘었다. ‘제갈량’의 꾀주머니를 찬 염경엽 넥센 감독은 창단 뒤 첫 포스트시즌 진출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단골인 두산도 포스트시즌에 합류했다. 반면 기아와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나갔던 에스케이, 전국구 롯데의 추락은 관중 감소의 결정적 원인이 됐다. 지난 시즌 136만명의 팀 관중을 모았던 롯데는 44%가 줄어든 77만명에 그쳤다. ■ 마무리 손승락과 거포 박병호 14승의 배영수(삼성)와 크리스 세든(SK)이 다승왕일 정도로 선발이 부진했다. 하지만 마무리 투수들이 돋보였다. 2006년 이후 2009·2010년을 제외하고 세이브 1위였던 삼성 오승환의 독주가 무너졌다. 넥센 손승락이 46세이브로 새로운 구원왕으로 등장했고, 봉중근이 38세이브로 2위를 차지했다. 오승환(28개·4위)이 밀렸다. 세이브를 날린 블론세이브는 오승환 2개, 봉중근 3개, 손승락 5개였다. 오승환은 “더 많은 마무리 투수들이 더 많이 인정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격 부문에서는 넥센 박병호가 홈런(37개)·타점(117점)·득점(91점)·장타율(0.602)로 지난해 3관왕에 이어 4관왕이 됐다. 내용도 좋다. 홈런에서는 2위 최형우(삼성·29개)와 3위 최정(SK·28개)을 크게 앞섰고, 타점에서도 2위 최형우(98점)와 차이가 난다. 삼성 이승엽과 일본에 간 이대호의 뒤를 잇는 거포의 등장에 다음 시즌 40개 홈런도 기대된다. 안경현 해설위원은 “힘도 좋지만 공을 비껴 쳐도 임팩트를 준 스윙이 탁월해 안타로 연결된다”고 했다. ■ 노장은 죽지 않는다 이병규는 타율 0.348로 2005년 이후 8년 만에 타격왕에 오르며 훨훨 날았다. 7월엔 데뷔 뒤 처음이자 역대 15번째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 1·2·3루타, 홈런)를 기록했고, 10연타석 안타로 연속 안타 신기록을 세웠다. 세는나이로 38살 이호준이 타율 0.278, 87타점, 20홈런 등으로 엔씨(NC)의 중심을 잡았고, 38살 이승엽은 프로야구 통산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2009년 이후 1378일 만에 1군 등판한 39살 손민한은 28경기에서 5승9세이브로 뒷문이 아쉽던 엔씨의 마무리 투수를 자처했다. 우리나이로 44살, 현역 최고령 투수인 류택현(LG)이 16홀드로 이 부문 공동 5위를 차지하는 등 마운드에서도 노장들의 분투는 빛났다. ■ 엔씨의 성공적인 첫해 ‘잘하면 8위’로 예상했던 신생팀 엔씨는 한화·기아를 누르고 7위로 마감했다. 팀 타율은 0.244로 최하위였지만 팀 평균자책 3위(3.96)인 투수력을 바탕으로 시즌 종료 직전 기아를 8위로 끌어내렸다. 데뷔 첫해 두자릿수 홈런을 때린 나성범(14홈런·64타점)·권희동(15홈런·54타점), 국내파 평균자책 1위(2.88) 투수 이재학(10승5패1세) 등 신인들이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남지은 박현철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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