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탓 관중석 꽉 안 차
땅 미끄러워 실책성 수비도
땅 미끄러워 실책성 수비도
‘가을잔치’에 찾아온 불청객 다나스가 만원 관중과 수준 높은 경기력을 빼앗아 갔다.
24호 태풍 다나스가 제주도 부근까지 북상함에 따라 영향권에 든 서울에서도 8일 온종일 비가 내렸다. 두산과 넥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 예고된 목동구장에도 가는 빗줄기가 오전부터 쏟아졌다. 오후 4시가 지나 경기 시각에 가까워질수록 비가 그치기는커녕 빗줄기는 더 굵어졌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경기 전 “아무래도 비가 안 오는 날 하는 게 더 좋다”며 ‘빗속 경기’를 반기지 않았다. 염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잔치다. 마음 같아서는 선수들도 경기력을 100% 발휘할 수 있고 관중들도 즐길 수 있는 날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의 바람과 달리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폭우가 쏟아지지 않는 한 경기를 강행한다”는 입장이었다. 다행히 오후 6시 빗줄기가 잦아들었고 경기는 예정대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미 이날 인터넷 예매표의 상당수가 취소됐고, 현장에서도 표가 다 팔리지 않았다. 이날 총 관중은 7716명. 프로야구가 침체기였던 2005년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에스케이(SK)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6959명) 이후 포스트시즌 첫 경기에서 만원 관중이 들지 않은 건 8년 만이다.
경기 중에도 내리는 비 때문에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1회말 두산 유격수 김재호는 넥센의 1번 타자 서건창의 안타성 타구를 잡았지만 미끄러운 그라운드 탓에 1루 송구가 악송구로 이어졌다. 포수 양의지도 서건창의 도루를 저지하다 송구 실책으로 3루까지 내줬다. 수준 높은 경기를 기대했던 팬들에겐 아쉬움을 남겼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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