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준PO 2차전
넥센 밴헤켄-두산유희관 호투
7회까지 0의 행진 ‘명품 투수전’
8회부터 악송구·폭투 이어지며
점수 주고받는 ‘졸전’으로 변질
10회 무명 김지수 끝내기 안타
넥센, 플레이오프 진출 1승 남아
넥센 밴헤켄-두산유희관 호투
7회까지 0의 행진 ‘명품 투수전’
8회부터 악송구·폭투 이어지며
점수 주고받는 ‘졸전’으로 변질
10회 무명 김지수 끝내기 안타
넥센, 플레이오프 진출 1승 남아
포스트시즌답지 않은 어이없는 실수의 연발. 긴장한 탓도 있겠지만 잦은 실책은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안방에서 반드시 두 경기를 잡겠다”던 이택근의 자신감처럼 좀더 끈질긴 넥센이 최후에 웃었다.
넥센이 9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5전3승제) 2차전에서 연장 10회 김지수의 끝내기 안타로 두산을 3-2로 이기고 2승째를 챙겼다. 창단 첫 플레이오프 진출에 1승을 남겨뒀다. 두 팀의 3차전은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박)병호의 존재로 승리한 것 같다. 김지수는 오늘 끝내기로 연봉 값을 다했다”고 말했다.
■ 폭투와 실책의 연발 이날 경기에서는 ‘누가 더 실수를 많이 하나’ 내기하듯 범실이 쏟아졌다. 공식 실책은 팀당 1개씩이지만 악송구에 주루사 등 기록되지 않는 실수가 넘쳤다. 두산은 결정적일 때 판단 착오로 자멸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8회말 나온 홍상삼은 2사 2루 박병호 타석 때 폭투로 동점을 허용했다. 홍상삼은 포스트시즌 한이닝 최다 폭투라는 불명예 기록(3개)을 세웠다. 첫번째 공은 높게 떠 1사 3루를 만들었고, 다음 공은 원바운드로 패대기쳤다.
승패가 갈린 10회에서도 두산 투수 오현택의 실책이 나왔다. 오현택은 10회 박병호를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고, 이어 강정호가 범타로 물러난 뒤 김지수 타석 때 견제 실책으로 1사 3루를 만들어 결국 패전투수가 됐다. 정수빈이 7회 상대의 악송구에 무리하게 2루까지 내달리다 횡사했고, 오재원도 10회 2루까지 달리다 주루사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1차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진 선수들이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해선 안 될 플레이를 하며 스스로 무너졌다”고 말했다. 넥센도 9회 손승락의 1루 악송구로 3루에 있던 두산 이종욱에게 홈을 허용했다.
■ 넥센 무명 김지수의 끝내기 염경엽 넥센 감독은 “매 경기 영웅이 나와야 이긴다”고 했다. 이날은 지난 7월 2군에서 올라온 김지수(27)가 해결사였다. 연장 10회말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 선 김지수는 상대 투수 오현택의 6구째 공을 가볍게 밀어치는 안타로 결승타를 터뜨렸다. 올 시즌 37경기 13안타 9득점 3타점, 타율 0.271의 철저한 무명의 반란이다.
2차전 최우수선수로 상금 100만원을 받은 김지수는 “타석에 들어서는 상상만 하던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니 얼떨떨하다”고 감격했다. 그는 “박병호와 최정(SK) 등 동기들이 잘나갈 때 어머니가 부러워했다”는 말을 할 때 북받쳐 눈물을 터뜨렸다. 2009년 전체 35순위로 넥센에 지명된 김지수는 2009년 15경기, 2010년 8경기를 뛰었다. 8타수 무안타. 2년간 경찰청 복무 뒤 올해 2군에서 뛰다가 합류했다. 물론 김지수의 발탁과 타석 배치는 염경엽 감독의 빛나는 한수다.
■ 심리적 부담감이 컸다 두산 선발 유희관과 넥센 선발 앤디 밴 헤켄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7회까지 0의 행진을 이어가며 둘 다 7⅓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밴 헤켄은 4안타 1볼넷 6탈삼진, 유희관은 사사구를 5개 기록했지만 3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묶었다. 130㎞대의 느린 공으로 스크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찔렀다. 직구를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곁들였다. 넥센 박병호는 존재감만으로 두산을 흔들었지만 유희관에게는 3타수 무안타로 판정패했다.
명품 투수전을 흔든 불안한 불펜은 두 팀 모두에 과제다. 두산은 유희관 이후 투수 5명을 내보내고도 2실점으로 무너졌다. 세이브 1위 넥센 손승락은 이틀 연속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패장인 김진욱 두산 감독은 “좀더 냉정하고 평상시와 같은 마음을 지닐 필요
가 있다. 쉬는 동안 그런 심리적인 부분을 단련시키겠다”고 말했다. 승장인 염경엽 넥센 감독은 “이택근-박병호-강정호 타순은 하루 휴식하는 동안 상대 투수들을 분석해 바꿀지 그대로 둘지 결정하겠다”며 3차전 대비에 들어갔다.
남지은 박현철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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