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현수가 9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 1회초 2사 2루에서 헛스윙하고 있다. 뉴스1
포스트시즌 성적 들쑥날쑥
이번 시리즈 8타수 무안타
이번 시리즈 8타수 무안타
준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둔 두 팀 감독의 가장 극명한 차이는 ‘4번 타자를 바라보는 심경’이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전성기 때 이승엽과 견줄 만하다”고 넥센 박병호를 추어올리며 싱글벙글 웃었다.
반면 김진욱 두산 감독은 김현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표정이 굳어졌다. “빨리 안타가 나와줬으면 좋겠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1차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팀 4번 타자에 대한 걱정이었다. “외야수 김현수가 1루수로 나오는 건 (팀이) 정상은 아니라는 이야기”라고도 했다. 발빠른 정수빈을 좌익수로 내보내는 대신 시즌 중 주로 선발 좌익수였던 김현수를 1루로 보낸 것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도 숨기지 않았다.
프로 데뷔 8년차인 김현수는 두산이 4강 진출에 실패한 2011년을 제외하고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43경기에 나온 가을야구 베테랑이다.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150타수 41안타 타율 0.273으로 자신의 통산 타율 0.316보단 낮지만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문제는 방망이가 시리즈마다 들쑥날쑥했다는 점이다. 두산이 2년 연속 에스케이(SK)한테 한국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던 2007년과 2008년, 김현수는 플레이오프 땐 0.500(2007년), 0.333(2008년)으로 펄펄 날다가도 한국시리즈에선 0.238(2007년), 0.048(2008년)로 부진했다. 2008년 타격왕 김현수가 한국시리즈 3차전과 5차전 만루 기회에서 친 두번의 병살타는 두산 팬들에게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김현수는 9일 2차전에서도 안타를 터뜨리지 못했다. 1회초 2사 2루 기회에서 헛스윙 삼진, 4회초 1사 1루에서 2루수 앞 병살타로 물러났다. 9회초 1사 3루에선 1루수 앞 땅볼을 쳤으나 3루 주자는 홈에서 아웃됐다. 4타수 무안타 1삼진. 김진욱 감독은 2차전에서 패한 뒤 “심리적으로 편안해야 하는데, 1·2차전 중심 타선이 성급한 것 같다. 3차전엔 타순 변화를 고민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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