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3차전
4시간43분 역대 최장시간 사투 벌여
이원석 끝내기로 넥센 제압
4시간43분 역대 최장시간 사투 벌여
이원석 끝내기로 넥센 제압
3-3으로 맞선 14회말. 무사 주자 1·3루에서 이원석이 타석에 서자 두산 팬들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혼연일체, 최강두산’이라 적힌 수십개의 깃발을 흔들며 “이원석 안타”를 외쳤다. 준플레이오프 역대 최장 시간인 4시간43분의 혈투 끝에 거짓말처럼 안타가 터졌다. 벼랑 끝에서 1승을 챙긴 선수들은 마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듯 얼싸안고 기뻐했다. 팬들은 울고 또 웃었다.
1·2차전을 넥센에 끝내기로 진 두산이 끝내기로 이기고 플레이오프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두산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중심타선의 활약과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넥센을 4-3으로 꺾었다. 포스트시즌 사상 세 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는 처음. 두산은 2연패 뒤 3연승했던 2010년의 재현을 꿈꾸며 12일 같은 장소에서 4차전을 치른다.
■ 중심타선 변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3차전을 앞두고 타순을 조정했다. 앞선 2경기에서 무안타로 고전했던 4번 타자 김현수를 3번에 넣고, 선발에 빠져 있던 최준석을 4번에 배치했다. 1·2차전 6안타로 활약했지만 주루사가 잦았던 정수빈을 빼고 장타력을 강화했다. 1·2차전에서 22타수 1안타로 고전한 중심타선은 홈런 2방 포함 12타수 4안타 3타점 3득점을 합작했다. 1회 김현수의 희생타 때 이종욱이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고, 4회 최준석과 홍성흔의 연속 타자 홈런으로 승리에 밑돌을 놨다.
역대 포스트시즌 개인 통산 최다안타(95개)-최다타점(40점)을 기록한 홍성흔은 연장 14회 끝내기 안타의 발판도 마련했다. 정수빈이 14회말 볼넷으로 출루한 뒤 홍성흔의 안타 때 3루까지 진루했고, 이어 이원석의 끝내기 안타 때 홈을 밟았다. 이원석은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도 얼굴이 상기됐다. 김진욱 감독은 “최준석이 중심타선에 들어와서 좋은 결과가 있었다. 김현수가 오늘 2루타를 치고 살아났으니 내일도 기대하겠다”고 말했다.
■ 불펜이 버텼다 1·2차전에서 팽팽했던 선발 대결이 3차전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염경엽 감독이 “많은 이닝을 책임질 것”이라고 기대했던 넥센 오재영은 5이닝 만에 강판됐다. 1회초 볼넷으로 선취점을 내줬고 4회초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5이닝 3피안타 2피홈런 3실점. 총 73개의 공 중 35개가 볼로 제구가 안됐다. 반면, 막판 고비를 넘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지만 두산 노경은은 호투했다. 6회까진 볼넷 없이 안타를 3개 맞고 삼진을 7개나 솎아내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7회 올 시즌 피안타율이 4할대로 약했던 이택근에게 내야안타, 박병호에게 볼넷, 6할대였던 김민성에게 홈런을 허용했지만, 다행히 불펜이 잘 버텨줬다. 변진수가 3이닝 2탈삼진 무실점, 윤명준이 3이닝 무실점. 포수 최재훈이 10회초 유재신의 2루 도루 저지 등 완벽한 송구로 넥센의 주루 플레이를 봉쇄한 것도 컸다.
■ 문성현 “끝낸다” vs 이재우 “5차전” 4차전 선발은 넥센 문성현과 두산 이재우다. 문성현은 올 시즌 17경기 5승4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이재우는 30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4.73. 모두 7월에 선발에 합류했다. 넥센의 필승카드라는 문성현은 올해 두산과 만나지 않은 게 변수다. 이재우는 올 시즌 홈런 1개 포함 3안타 4타점을 내준 강정호를 막아야 한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비록 졌지만 김민성이 살아났고, 손승락이 휴식을 취했다. 아직까지는 우리가 훨씬 유리하니 동요 없이 잘하겠다”고 각오했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중심타선이 좋은 결과를 냈으니 4차전도 큰 변화 없이 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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