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6번째 우승…통산 V7
1승3패 뒤 3연승. “내 생애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시리즈”라던 류중일(50) 감독도, 기적 같은 일주일을 함께한 선수들도 그라운드에서 뒤엉켰다.
삼성이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두산을 7-3으로 누르고 시리즈 전적 4승3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삼성은 2011년부터 내리 3년 동안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를 동시에 제패한 유일한 팀이 됐다. 한국시리즈 6차례에 1985년 전·후기 통합 우승을 포함하면 통산 7차례 챔피언이 됐다. 최우수선수(MVP)는 73표 중 40표를 받은 박한이가 차지했다.
벼랑 끝에 몰려서도 흔들리지 않는 삼성의 저력은 탄탄한 기본기가 바탕이 됐다. 시즌 종료 뒤 3주간의 공백으로 인해 한국시리즈 초반 부진했지만 3년 연속 장기 레이스 1위 팀의 저력은 경기를 거듭할 수록 위력을 찾아갔다. 감독은 “곧 제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선수들을 믿었다. 베테랑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선수들은 패기를 바탕으로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고 1승3패로 몰린 팀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이라는 새로운 역사를 써냈다. 6차전 동안 23타수 3안타(타율 0.130)로 부진하던 ‘라이언 킹’ 이승엽(37)은 결국 7차전에서 이번 시리즈 첫 타점을 올리며 감독의 끈질긴 믿음에 보답했다. 6경기 중 4경기에 등판해 175개의 공을 던진 ‘롱 릴리프’ 차우찬은 7차전에도 나와 27개의 공을 뿌렸고 ‘끝판왕’ 오승환은 9회에 나와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아냈다. 한국시리즈 7차전 동안 삼성의 실책은 4개뿐이었다. 모두가 자기가 맡은 역할에 충실한 결과였다.
김진욱 감독의 두산은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사상 처음으로 정규 4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렸지만, 역대 4위 팀이 올라와서 한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한 ‘확률 0’의 벽을 깨지 못했다. 4차전까지 3승1패로 앞섰다가 3연패를 당해 2001년 우승 이후 12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쳤다. 대구/박현철 허승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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