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한현희(20), 김병현(34)
한현희, 데뷔 2년만에 억대 연봉…김병현은 4억 삭감
잘한 선수에겐 아낌없이 주지만, 반대의 경우엔 가차 없이 쳐낸다. 프로야구 넥센이 17일 메이저리그 출신 김병현(34)과 2억원에 2014년 연봉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 6억원에서 66.7%나 삭감됐다. 박병호(127%), 손승락(65.4%), 강정호(40%) 등 성적이 좋았던 이들에게 대폭 안겨준 것과 대비된다. 박명환(NC)이 2011년 엘지(LG) 시절 기록한 90% 삭감에 이은 역대 연봉 삭감액 2위다.
김병현은 올해 15경기 5승4패, 평균자책점 5.26에 그쳤다. 7월 이후에는 2군에 있던 시간이 더 많았고,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병현은 연봉 계약 뒤 구단을 통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것 같다. 내년 시즌 준비를 잘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넥센 관계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본인도 올 시즌 보여준 게 없다며 흔쾌히 사인을 했다. 오히려 연봉을 많이 받고 못하는 것을 더 자존심 상해한다. 단순히 돈이 깎인다는 것에 불만을 품지 않고 구단을 믿고 내년에는 뭔가 보여주겠다는 각오”라고 밝혔다. 잡음 없이 연봉 협상을 마무리했다는 것은 평소 선수와 구단 간의 믿음이 두텁다는 뜻이다. 내년에는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지만 “김병현이 보직에 관계없이 야구를 잘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 시즌 홀드 1위 한현희(20)는 5000만원에서 150% 오른 1억25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프로 데뷔 2년 만에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문우람(21)은 3000만원에서 106.7% 인상된 6200만원을 받는다. 올 시즌 타율 0.305를 기록한 문우람은 구단을 통해 “신고 선수로 데뷔한 뒤 지금까지 많이 노력했는데 기분 좋다. 내년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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