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가 메이저리그 새 역사를 썼다. 아직 20대 중반인 그가 앞으로 써내려갈 전설의 일부분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는 중이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왼손 투수 커쇼(26)는 16일(한국시각)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7년간 2억1500만달러(2284억원)에 재계약했다. 총액 기준으로는 메이저리그 역대 6위, 연평균 기준으로는 사상 최고액 계약이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이에스피엔> 등 미국 언론들은 이날 “다저스와 커쇼가 7년 2억1500만달러 재계약에 합의했고 16일(현지시각) 구단에서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계약서엔 5년 뒤 커쇼의 의지에 따라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신청할 수 있는 ‘옵트아웃’ 조항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5년 뒤 커쇼의 나이는 31살에 불과해 다시 한번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커쇼가 받게 될 연평균 연봉은 3071만달러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고액이자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연평균 3000만달러(319억원)를 처음 돌파한 금액이다. 기존엔 로저 클레멘스가 2007년 양키스와 맺은 2800만달러가 최고액이었으나 클레멘스는 그해 6월 팀에 합류해 1744만달러만 받았다. 그 아래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10년 2750만달러로, 연평균 2750만달러다.
7년 2억1500만달러 역시 투수가 받게 될 사상 최고액이다. 기존 최고액은 저스틴 벌랜더(31)가 디트로이트와 계약한 7년간 1억8000만달러였다. 10년 장기계약을 맺은 알렉스 로드리게스(2억7500만달러·2억5200만달러), 알버트 푸홀스·로빈슨 카노(2억4000만달러), 조이 보토(2억2500만달러)에 이어 총액으로는 역대 6위 수준이다.
지난 시즌 16승4패를 기록한 커쇼는 평균자책(1.83)과 탈삼진(232개) 부분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하며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평균자책 부분에선 2011년부터 3년 내리 수상했다. 제구력 마술사로 불리는 그레그 매덕스가 1995년 이 기록을 달성할 당시 나이는 29살이었던 반면 커쇼는 25살이었다. 커쇼가 이뤄낼 업적은 현재진행형이다.
아내와 함께 재단을 만들고, 삼진 1개당 500달러를 모아 아프리카 아이들에게 기부하는 등 그라운드 밖에서의 선행도 에이스답다. 그는 지난해 선행을 베푼 메이저리그 선수에게 주는 ‘브랜치리키상’을 수상했다. 25살, 역대 최연소 수상이었다.
내년 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게 될 예정이었던 커쇼는 구단과 연봉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15일 연봉조정신청을 냈다 하루 만에 대형 계약을 맺었다. 미국 <시비에스스포츠>는 “커쇼가 1선발로 투수 로테이션을 이끌면서 다저스는 커쇼-잭 그레인키-류현진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 수준의 선발 3인방을 당분한 유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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