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
시범경기 오클랜드전 5이닝 1실점
“지난해보다 감독과 코치가 나를 더 신뢰하는 것 같다.”
개막 2연전 선발로 낙점받은 엘에이(LA) 다저스 류현진(27·사진)이 세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호투했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의 캐멀백 랜치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실점 했지만 탈삼진 4개를 솎아냈다. 70개의 공으로 5회를 책임지는 안정적인 마운드 운영이 돋보였다.
류현진은 경기 뒤 엠엘비닷컴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의 투구에 대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아직 시범경기가 더 남아 있지만 지난해 7경기 평균자책점 3.29(2승2패)보다 나은 평균자책점 2.45(1승)를 기록하고 있다.
“내가 가진 모든 구종을 던졌다. 전체적으로 낮게 제구된 점이 만족스럽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모두 던졌다. 5회 단 한 개의 실투가 담장을 넘어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흠잡을 데 없는 투구였다. 4-0으로 앞선 5회초 오클랜드 선두타자 마이클 테일러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렸다. 테일러의 타구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류현진은 멋쩍은 듯 ‘씩’ 웃은 뒤 다시 초심으로 돌아왔다.
홈런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공이 낮게 제구됐다. 류현진은 이날 1회초 상대 선두타자 빌리 번스를 서클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며 상쾌하게 출발했다. 5회 홈런을 맞은 뒤 두 명의 타자를 땅볼과 삼진으로 잡아냈지만, 잠시 제구가 흔들려 제이크 엘모어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류현진은 기습번트를 시도한 빌리 번스의 타구를 직접 잡아 1루에 던져 이날 투구를 마쳤다.
엠엘비닷컴은 “류현진이 견고한 투구로 5이닝을 막았다”고 평가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불펜 투구를 하지 않는 류현진은 자신의 방식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는 “확실히 올해 더 편안하게 던진다. 불펜 피칭을 한 뒤 몸이 아팠고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렸다. 지난해 나는 내 방식대로 했고, 내 방식이 나에게 가장 잘 맞다는 걸 입증했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시범경기에 등판할 때마다 투구 수를 점점 늘려가고 있다.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20개, 6일 신시내티전에서 59개, 이날 세번째 등판에서 70개로 끌어올렸다. 17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는 85개로 늘릴 예정이다.
이충신 기자 cslee@hani.co.kr, 사진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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