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개막전 45분 늦어 선발 제외
수비실책 속출…4-8패배에 한몫
류현진, 1회만 6실점 ‘최악 투구’
수비실책 속출…4-8패배에 한몫
류현진, 1회만 6실점 ‘최악 투구’
“연락두절이던 야시엘 푸이그는 약 45분 늦게 경기장에 나타났고, ‘팀 소집 시간을 착각했다’고 설명했다. 푸이그가 선발에서 제외된 뒤 다저스는 1회 두개의 실책을 범했고 6점이나 내줬다. 푸이그의 지각 사태가 촉발한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미국 스포츠 전문 채널 <이에스피엔>(ESPN)은 6일(한국시각) 전날 열린 엘에이 다저스의 홈 개막전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최악의 투구를 한 류현진(27)보다 푸이그의 지각 사태를 집중 보도했다. 류현진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상대로 2이닝 8실점(6자책)을 기록하며 앞선 두 경기에서 보여준 호투를 이어가지 못했다.
푸이그는 팀이 타격 훈련을 할 때 다저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냈고, 돈 매팅리 감독은 그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했다. 대신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온 맷 켐프가 선발 중견수로 나섰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정 개막 경기, 미국 본토 개막전, 그리고 홈 개막전까지 선발로 나서며 육체적·정신적으로 피로도가 쌓였던 류현진에게는 분명 반갑지 않은 분위기였다. 류현진이 켐프를 비롯한 수비 실책에 흔들리면서 다저스는 결국 샌프란시스코에 4-8로 졌다. 류현진은 경기 뒤 “모두 내가 잘 못 던진 탓”이라고 했지만, <이에스피엔>이 언급한 것처럼 선발투수의 부진한 투구만 탓할 수 없다는 게 현지 분위기다.
다저스 공동 구단주이자 전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매직 존슨은 <이에스피엔> 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푸이그가 아직 어리다는 점이다. 푸이그의 지각 사태는 팀이 원하던 바가 아니지만 이를 통해 매팅리 감독은 푸이그를 선발에서 제외함으로써 그의 잘못을 돌아볼 수 있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푸이그는 “동료들과 팬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용서를 구했고, 매팅리 감독 또한 “그의 사과는 진심 같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과속, 난폭 운전 등 푸이그의 악동 기질을 알고 있는 대다수 팬들은 그를 믿지 못하는 듯하다. <블리처 리포트>가 진행중인 “선발 제외 충격요법이 푸이그의 앞으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까”라는 설문에 5642명(6일 오후 1시 기준)이 응했는데 70.4%가 “아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받았을 것”이라고 응답한 팬들은 29.6%에 머물렀다. <엘에이 타임스>, <마이애미 헤럴드> 등 현지 언론들도 “푸이그를 감싸기만 할 게 아니라 현시점에서는 따끔하게 충고를 해줘야 한다. 푸이그가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배우는 게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홈경기 첫 단추를 잘못 채운 다저스는 6일 경기에서도 샌프란시스코에 2-7로 졌다. 1번 타자로 나선 푸이그는 4타수 1안타를 쳤으나 3회 타석 때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손 엄지 부상을 당했다. 엑스레이 촬영 결과 다행히 뼈에 이상은 없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