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협상권 따낸 피츠버그
조디 머서 등 내야진 탄탄해
현지 언론 “의외…도박” 평가
연봉 짠 구단에서 큰돈 투자
“주전 키울 계획일 것” 분석도
조디 머서 등 내야진 탄탄해
현지 언론 “의외…도박” 평가
연봉 짠 구단에서 큰돈 투자
“주전 키울 계획일 것” 분석도
‘영웅’에서 ‘해적’으로 변신을 꿈꾸는 강정호(27·넥센)가 피츠버그의 두터운 내야를 뚫고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할 수 있을까? 23일(한국시각) 강정호에 대한 단독협상권을 따낸 미국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리츠는 한국과 미국 언론 모두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팀이다. 피츠버그가 이미 젊고 탄탄한 내야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피츠버그가 땅볼을 외야로 흘린 비율은 22.5%에 불과한데 이는 메이저리그 30개 팀 중에서 4번째로 좋은 기록이다. 올겨울 이적시장에서 내야수 품귀 현상이 일어나 많은 팀들이 골머리를 앓을 때도 피츠버그는 여유로웠다.
주전 유격수 조디 머서(28)는 공격력에서는 다소 아쉽지만 수비에서만큼은 수준급 실력을 보여주고 있고, 숀 로드리게스(29)라는 백업 유격수까지 보유하고 있다. 2, 3루도 만만치 않다. 피츠버그 태생의 프랜차이즈 스타인 2루수 닐 워커(29)는 올해 2루수 홈런 공동 1위(23개), 타점 4위(76점)로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상을 수상했고 수비력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조시 해리슨(27)은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시즌 중반부터 붙박이 3루수로 나서며 공격에서도 타율 0.315, 13홈런, 52타점으로 빼어난 활약을 보여주며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도 상반된 평가를 내놓는다. 스포츠 전문채널 <이에스피엔>(ESPN)은 “내야가 견고한 피츠버그의 강정호 영입은 의외다. 장타력을 갖춘 내야수가 드물긴 하지만 스몰마켓인 피츠버그에 500만달러는 큰돈이다. 이것은 도박”이라고 평가했다. 반대로 <시비에스(CBS) 스포츠>는 “피츠버그는 수비 걱정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강정호에 투자할 수 있었다. 당장 수비가 급하지 않기 때문에 강정호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다”며 “영리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분명한 것은 올해 연봉 총액이 메이저리그 27번째(7811만1667달러)로 적은 피츠버그가 특별한 계획 없이 강정호에게 500만달러의 거금을 쓰지 않았을 것이란 점이다. 김형준 <엠비시(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피츠버그는 백업요원으로 쓰려고 500만달러나 지급하는 팀은 아니다. 주전급으로 키울 계획 아래 투자가 이뤄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년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게 되는 2루수 워커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하고 그에 따른 공백을 강정호에게 메우게 할 수 있다. 3루수 해리슨도 올 시즌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전 3시즌 동안은 2할 중반대의 타율에 머물렀고 3시즌 내내 7개의 홈런을 때린 게 전부다. 유격수 머서 역시 공격에서는 기복이 있다. 피츠버그 내야가 강정호에게 난공불락은 아니다. 김 해설위원은 “피츠버그에게 강정호는 도박을 걸어볼 만한 선수다. 강정호는 유격수로 머서와 경쟁을 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 사진 AP 뉴시스
사진 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