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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의리’의 일본 야구…‘냉정’한 한국 야구

등록 2014-12-30 18:52수정 2014-12-30 21:09

최근 친정팀 히로시마 도요 카프로 복귀한 구로다 히로키.
최근 친정팀 히로시마 도요 카프로 복귀한 구로다 히로키.
메이저리그 11승 투수 구로다
200억원 뿌리친 복귀에 찬사
오릭스도 이치로에 “돌아오라”
국내 스타는 번번이 타향살이
“일본 구로다 신드롬이 부럽다”
“가슴이 먹먹하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남자를 봤다.”(재일동포 야구 원로 장훈)

메이저리그에서 일본으로 복귀하는 노장 투수 구로다 히로키(39·히로시마 카프)에게 연일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구로다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천문학적 연봉 대신 ‘7년 전 의리’를 택했다. 그는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구단이 제시한 연봉 1800만달러(197억8000만원)를 거절했다. 전 소속팀이던 뉴욕 양키스도 이에 버금가는 연봉으로 구로다를 눌러앉히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구로다는 7년 전 소속팀이던 일본 구단 히로시마 카프를 떠나며 “내 인생의 마지막 공은 히로시마에서 던지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모두 거절했다.

그는 지난 27일 히로시마와 4억엔(36억원)에 1년 계약을 맺었다. 구로다는 “히로시마 복귀가 내 야구 인생의 마지막 선택”이라고 말했다. 종전 메이저리거들은 기량이 떨어지거나 은퇴를 고려할 때쯤 고향팀에 돌아가 축복을 받으며 선수 생활을 마무리해왔다. 구로다는 달랐다. 그는 메이저리그 7시즌 동안 212경기에 출전해 79승79패, 평균자책 3.45를 기록했다. 최근 5시즌 연속 두자리 승수를 올렸고, 올해에도 32경기에서 11승9패, 평균자책 3.71점으로 ‘야구 명가’ 양키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했다. 미국 <시비에스 스포츠>는 최근 ‘일본인 최고의 메이저리거’ 3위에 현역인 구로다를 꼽았다. 구로다는 “히로시마가 나를 만들었다. 힘이 남았을 때 돌아가겠다”던 자신의 말을 지킨 셈이다. 히로시마 팬들은 그가 떠날 때 “복귀하는 날까지 기꺼이 당신의 눈물이 되어 주겠다”고 약속했고, 구단은 그의 등번호 15번을 7년간 아무한테도 주지 않았다. 구로다는 이 사실을 잊지 않고 발걸음을 돌렸다.

최근 일본 야구는 국외로 떠난 프랜차이즈 스타를 잡으려는 구단의 노력이 눈길을 끈다. 2000년대 초반 ‘원조 괴물’로 불리던 마쓰자카 다이스케(34)는 지난 4일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4년간 16억엔(147억원) 조건으로 일본에 복귀했다. 2006년 마쓰자카를 보스턴 레드삭스로 떠나보냈던 세이부 라이온스는 재영입 과정에서 소프트뱅크의 물량 공세에 밀리고도 그의 등번호 18번을 당분간 결번 상태로 두는 등 짝사랑을 접지 않고 있다. 오릭스 버펄로스는 스즈키 이치로(41)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보내고 있다. 오릭스는 이치로가 14년 전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을 열어줬던 고향팀이다. 니시나 히로아키 오릭스 사장은 “이치로가 지금은 메이저리그 잔류 의지가 강하지만, 일본에 돌아온다면 오릭스로 복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은 프로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고향 팀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며 2012년 한화로 돌아와 1년간 선수 생활을 한 박찬호가 대표적이다. 연고팀과의 끈끈한 관계를 통한 복귀는 아직 없다.

최근 배영수는 15년간 뛰었던 삼성을 떠나 한화로 이적했다. 삼성 팬들은 ‘동고동락’이란 제목으로 “영원히 푸른 피(삼성)의 에이스가 되길 바라며”라는 신문광고를 내며 응원했다. 구단은 배영수를 잡지 않았다. 송재우 <엠비시 스포츠 플러스> 해설위원은 “구로다처럼 메이저리그에서 두자리 승수가 가능한 선수가 구단과 팬들의 사랑을 기억하고 복귀한 것 자체가 신드롬을 일으킬 만하다. 국내 프로야구 현실에 비춰보면 부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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