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시범경기 케이티 위즈와 두산 베어즈의 경기에서 두산 선발 투수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두산 베어스 왼손 장원준(30)이 자유계약선수(FA) 이적 후 첫 승을 신고했다.
장원준은 14일 수원 케이티 위즈 파크에서 열린 케이티와 KBO 시범경기에서 5이닝 동안 4안타 1실점을 내주는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시범경기지만, 의미 있는 기록이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 입단해 한 팀에서만 뛰던 장원준은 지난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고, 두산과 4년 총 84억원에 계약하며 팀을 옮겼다.
경기 전 만난 그는 "(롯데 홈) 부산을 떠나 서울에 오니 집 밖에 나갈 일이 없다. 할 수 있는 건 야구뿐"이라며 "실망을 드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장원준은 두산 이적 후 처음으로 시범경기에 나선 8일 포항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이닝 5피안타 4실점으로 부진했고, 패전의 멍에도 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장원준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그를 감쌌다.
장원준은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에서 믿음직한 투구로, 김 감독에게 보답했다.
1회말 1사 후 신명철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앤디 마르테를 유격수 앞 병살타로 처리하며 첫 위기를 넘겼고,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기세를 올렸다.
3회말이 이날 장원준 호투의 백미였다.
1사 후 빗맞은 안타 두 개로 1·2루에 몰린 장원준은 흔들리지 않고 김사연과 신명철을 연속 삼진처리해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4회 2사 후 박경수에게 좌월 솔로포를 맞아 무실점 행진은 멈췄지만, 투구 수 77개로 5이닝을 효과적으로 소화하며 왼손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날 장원준은 직구 최고 구속을 시속 145㎞까지 끌어올렸고, 주 무기 슬라이더도 날카롭게 꺾였다.
장원준은 체인지업과 커브도 섞어 던지며 케이티 타자를 쉽게 요리했다.
두산은 2회초 양의지의 좌월 솔로포로 앞서갔다.
박경수에게 4회 홈런을 내줘 동점을 허용했지만 5회초 2사 만루에서 정수빈이 우중간 3루타로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며 다시 앞서갔다.
두산 타선은 7회 1사 3루에서 김현수의 좌전 적시타, 8회 2사 3루에서 김재호의 좌전 적시타로 추가점을 뽑으며 6-3으로 승리해 장원준의 이적 첫 승 기회를 살렸다.
경기 뒤 장원준은 "경기 초반에는 몸이 덜 풀려 공이 높았는데 이닝을 더할수록 투구 밸런스가 잡혔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며 "지금은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구위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더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