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 11회까지 이어진 한화와 엘지의 지난 7일 경기에서 두 팀 마무리투수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화의 마무리 윤규진이 8회 1사1루에 등판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연장 승리의 발판을 놨다면, 엘지의 마무리 봉중근은 11회에 등판해 끝내기 안타 포함 3안타를 얻어맞고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두 선수의 엇갈린 희비가 마무리투수의 세대교체를 예고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2003년 데뷔해 공익근무 뒤 지난해 복귀해 43경기에 등판한 윤규진은 시즌 초반 10개 구단 마무리 중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 4경기에 등판해 2세이브를 기록했고, 8이닝 동안 점수는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은 12개로 이닝당 평균 1.5개의 삼진을 잡았다.
‘윤’ 나네!
한화 윤규진, 4경기 8이닝 무실점
빠른 직구·포크볼 내세워 급성장 윤규진은 9회 한 이닝을 책임지는 마무리가 아니라, 경기 후반 팀이 위기에 빠지면 언제든 출격해 많게는 3이닝까지도 던진다. 지난 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8회초 1사에서 한화의 중간계투 박정진이 볼넷을 내주자 김성근 감독은 지체 없이 윤규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두산의 4번타자 루츠를 외야 뜬공, 5번타자 홍성흔을 삼진으로 잡아 불을 껐고, 9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개막전에서도 9회에 등판해 연장 11회까지 3이닝을 안타와 사구 하나 없이 퍼펙트로 막았고, 이튿날에도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7일에는 9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상대 타자 김용의를 상대로 볼을 세개 연거푸 던진 뒤 스트라이크 세개를 연달아 던져 삼진을 잡았다. 윤규진의 주무기는 빠른 직구와 포크볼이다. 올해 포크볼 사용 빈도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렸다. 윤규진은 “포크볼은 원래부터 던지던 공이지만, 떨어지는 각이 예년보다 좋아져 자주 던지고 있다”고 했다. 투구 동작도 타자를 현혹하는 무기다. 윤규진은 ‘와인드업 포지션’(주자가 없을 때 취하는 투구 준비 동작)을 매우 천천히 진행하다가 갑자기 속도를 높여 빠른 볼을 던지기 때문에 타자가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투수코치를 오래 한 양상문 엘지 트윈스 감독은 “윤규진이 와인드업을 천천히 하며 자기 박자를 찾은 것 같다. 느린 와인드업은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쉬운 동작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봉’ 됐네!
LG 봉중근, 4경기 연속 난타당해
제구 흔들리고 주무기도 안 통해 반면 수년간 리그 정상급 마무리였던 엘지의 봉중근은 4경기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봉중근은 지난달 29일에도 기아 브렛 필에게 끝내기 역전홈런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지난 3일에는 연장 10회초 삼성의 박한이에게 결승타를 허용했다.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4일에도 최형우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팀을 위태롭게 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0㎞를 넘지 않았고, 주무기인 커브와 체인지업도 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봉중근의 장기인 정교한 제구가 보이지 않았다. 봉중근이 부진한 가운데 7·8회 필승조로 투입되던 이동현은 개막 후 4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활약해 마무리 교체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스의 마무리 임창용은 지난 5일 엘지전에서 9회말 2실점해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7일 롯데전에선 1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4경기 2세이브, 8이닝 무실점, 탈삼진 12개, 피안타 3개
한화 윤규진, 4경기 8이닝 무실점
빠른 직구·포크볼 내세워 급성장 윤규진은 9회 한 이닝을 책임지는 마무리가 아니라, 경기 후반 팀이 위기에 빠지면 언제든 출격해 많게는 3이닝까지도 던진다. 지난 2일 두산과의 경기에서도 8회초 1사에서 한화의 중간계투 박정진이 볼넷을 내주자 김성근 감독은 지체 없이 윤규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는 두산의 4번타자 루츠를 외야 뜬공, 5번타자 홍성흔을 삼진으로 잡아 불을 껐고, 9회에는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개막전에서도 9회에 등판해 연장 11회까지 3이닝을 안타와 사구 하나 없이 퍼펙트로 막았고, 이튿날에도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첫 세이브를 기록했다. 7일에는 9회 2사 만루의 위기를 맞았으나, 상대 타자 김용의를 상대로 볼을 세개 연거푸 던진 뒤 스트라이크 세개를 연달아 던져 삼진을 잡았다. 윤규진의 주무기는 빠른 직구와 포크볼이다. 올해 포크볼 사용 빈도를 지난해보다 크게 늘렸다. 윤규진은 “포크볼은 원래부터 던지던 공이지만, 떨어지는 각이 예년보다 좋아져 자주 던지고 있다”고 했다. 투구 동작도 타자를 현혹하는 무기다. 윤규진은 ‘와인드업 포지션’(주자가 없을 때 취하는 투구 준비 동작)을 매우 천천히 진행하다가 갑자기 속도를 높여 빠른 볼을 던지기 때문에 타자가 타이밍을 맞추기 어렵다. 투수코치를 오래 한 양상문 엘지 트윈스 감독은 “윤규진이 와인드업을 천천히 하며 자기 박자를 찾은 것 같다. 느린 와인드업은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다. 쉬운 동작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4경기 2패1세이브, 1⅔이닝 6실점, 평균자책점 32.40
LG 봉중근, 4경기 연속 난타당해
제구 흔들리고 주무기도 안 통해 반면 수년간 리그 정상급 마무리였던 엘지의 봉중근은 4경기 연속 부진을 이어갔다. 봉중근은 지난달 29일에도 기아 브렛 필에게 끝내기 역전홈런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고, 지난 3일에는 연장 10회초 삼성의 박한이에게 결승타를 허용했다.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4일에도 최형우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하며 팀을 위태롭게 했다. 직구 구속은 시속 140㎞를 넘지 않았고, 주무기인 커브와 체인지업도 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봉중근의 장기인 정교한 제구가 보이지 않았다. 봉중근이 부진한 가운데 7·8회 필승조로 투입되던 이동현은 개막 후 4경기에서 6⅓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활약해 마무리 교체론마저 제기되고 있다. 삼성 라이온스의 마무리 임창용은 지난 5일 엘지전에서 9회말 2실점해 역전을 허용하며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7일 롯데전에선 1이닝을 깔끔하게 막으며 세이브를 기록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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