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첫 400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이 ‘450홈런’ 도전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무수한 홈런 기록을 세운 이승엽에게도 400홈런은 남다른 의미였다. 이승엽은 “56호 홈런과 2002년 홈런 단독 선두로 올라섰을 때, 그리고 데뷔 첫 홈런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것 못지않게 오늘의 홈런도 의미있다. 내 나이도 이제 마흔이다. 나이를 꽤 먹고 처음 세운 기록이다. 그라운드를 돌면서 뭉클한 느낌이 들었다. 내게는 너무나 값진 홈런이었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바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멀다. 450홈런을 향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500홈런에 도전할 의사는 없냐’는 질문에 이승엽은 “500홈런은 좀 무리일 것 같다. 늘 그렇듯이 힘이 닿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홈런을 친 타구에 대해 이승엽은 “지난주까지 타격감이 좋지 않았는데 어제부터 마음이 참 편안해졌다. 좋은 타구가 나올 것 같았다.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었는데 생각보다 공이 잘 보였다. 투수와 궁합이 맞다고 해야 할까. 실투였지만 나 역시 놓치지 않았고 타이밍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포항의 사나이’로 불릴 만큼 포항구장에서 강한 면모를 드러내는 이유에 대해 이승엽은 “포항구장의 분위기가 굉장히 좋다. 연습을 마치고 쉴 때도 라커룸에서 굉장히 편히 쉴 수 있다. 경기를 준비하는 데 굉장히 편하게 경기에만 집중할 수 있어 포항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속팀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승엽은 “일본에서 은퇴할 줄 알았는데 운 좋게 불러주셔서 뛸 수 있었다. 다시 삼성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김인 사장님께서 꽃다발을 주실 때 ‘다시 뛰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렸다. 400홈런은 구단에 바치는 홈런이라고 생각한다. 21년간 선수생활을 하면서 늘 큰 사랑을 받았다”고 말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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