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타격기계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 말린스)가 5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원정경기에서 마이애미가 2-6으로 뒤진 8회말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던졌다. 이치로가 메이저리그에서 투수로 나선 것은 처음이다. (AP=연합뉴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8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1실점…최고 구속 142km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도 구사
8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1실점…최고 구속 142km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도 구사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때려낸 안타 수가 2935개. 일본 시절(1278개)까지 합하면 통산 4213개의 안타를 기록 중인 ‘타격 천재’ 스즈키 이치로(42·마이애미 말린스)가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5일(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시티즌스뱅크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였다. 마이애미가 2015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준비한 ‘깜짝 이벤트’였다. <엠엘비닷컴>은 “늘 마운드에 서는 것을 동경해 온 이치로는 경기 전 매일 워밍업을 하고 캐치볼을 하면서 투수 와인드업 동작까지 했었다”고 설명했다. 마이애미는 ‘투수 이치로’ 이벤트를 한 달 이상 고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치로는 마이애미가 2-6으로 뒤진 8회말 팀의 4번째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소화했다. 결과는 1이닝 2피안타(2루타 2개) 1실점. 삼진은 없었고 볼넷도 없었다. 투구 수 18개 중 11개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 최고 구속은 88마일(142㎞). 속구 뿐만 아니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까지 구사했다. 이치로가 마운드에서 ‘임무’를 끝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동료들은 그에게 박수 갈채를 보냈다.
이치로는 경기 뒤 “고등학교 시절에 투수를 했었고 일본 올스타전 때 잠깐 공을 던진 적이 있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마운드에 오른 것은 처음이어서 내 꿈들 중 하나가 이뤄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다시 투수를 하라면 못할 것 같다”면서 “많은 야수들이 가끔 마운드의 투수에 대해 ‘왜 저렇게 던지지?’하고 생각하는데 나는 앞으로 절대 투수에 대해 그런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