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이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말 2사 1,3루에 홈런을 때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5차전서 삼성에 13-2 승리…시리즈 전적 4승1패
유희관, 타선 지원 받아 6이닝 2실점 승리 투수
2001년 이후 ‘정규리그 1위=시리즈 우승’ 공식 깨져
유희관, 타선 지원 받아 6이닝 2실점 승리 투수
2001년 이후 ‘정규리그 1위=시리즈 우승’ 공식 깨져
엄지 발가락(양의지)을 다쳤고, 왼손 검지를 6바늘 꿰매는 열상(정수빈)을 입었으며 종아리 근육통(오재원)까지 왔다. 타구에 맞은 왼 발등(허경민)도 부어올랐다. 포스트시즌 14경기(준플레이오프 4경기, 플레이오프 5경기, 한국시리즈 5경기)를 치르는 동안 48시간 넘게 그라운드에서 뛰면서 온갖 부상에 신음했으나 두산 베어스 선수들은 주저앉지 않았다. 오히려 적시타를 치거나 호수비를 했을 때 더 강렬하게 곰처럼 포효했다. 정규리그(144경기)까지 합해 올해 그들이 소화한 총 경기 수는 158경기. 2015 케이비오(KBO)리그 최후의 승자는 ‘미라클’ 두산이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김응용(1983년·해태), 선동열(2005년·삼성), 류중일(2011년·삼성) 감독에 이어 사령탑 데뷔 해에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감독의 영광을 누렸다. 한 팀(두산)에서만 선수(1995, 2001년)와 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본 프로야구 최초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두산은 10월의 마지막 날(3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5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에 13-2, 승리를 거뒀다. 어이없는 실책으로 1차전을 내준 뒤 거짓말처럼 내리 4연승을 기록하면서 4승1패로 14년 만에 한국시리즈 왕좌에 올랐다. 두산의 우승은 프로 원년인 1982년, 1995년, 2001년에 이은 4번째. 특히 2001년과 마찬가지로 정규리그 3위로 출발해 대망의 우승까지 거머쥐는 저력을 선보였다. 2001년 상대 팀도 정규리그 1위 삼성이었다. 두산의 ‘역습’에 2001년 이후 이어져 온 ‘정규리그 1위=한국시리즈 우승’의 공식도 깨졌다. 2000시즌부터 지금까지 정규리그 1위가 아닌 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경우는 두산이 유일하다.
2013년 한국시리즈에서 3승1패로 앞서다가 삼성에 내리 3연패하며 충격의 뒤집기 패를 당했던 두산은 이날 똑같은 실수는 없다는 듯이 1회부터 삼성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1회말 2사1·2루에서 5번 타자 양의지가 삼성 선발 장원삼과 9구째 가는 승부 끝에 좌중간을 뚫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2-0으로 앞선 3회말에는 타자 일순하면서 대거 5득점에 성공, 초반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포스트시즌 들어 거듭 부진했던 모습을 보였던 팀내 최다승 투수(18승) 유희관이 타선의 활발한 지원 아래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6이닝 5피안타 1탈삼진 2실점. 팀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7회초 무사 1·3루에서 유희관을 구원해 마운드에 올라 두산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2차전에 이어 삼성 선발로 나온 장원삼은 2⅔이닝 8피안타 2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해외 원정 도박 파문으로 주축 투수 3명(윤성환 안지만 임창용)을 빼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한국시리즈에 임한 삼성은 통합 5연패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011년 사령탑 데뷔 뒤 패배를 몰랐던 류중일 감독은 신임 사령탑 김태형 감독에게 일격을 당하며 첫 좌절을 맛봤다. 삼성은 시리즈 내내 선발 싸움에서 밀렸고 공격 또한 매끄럽게 연결되지 못해 자멸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2015 한국시리즈 전적>
<1차전> 두산 8-9 삼성
<2차전> 두산 6-1 삼성
<3차전> 삼성 1-5 두산
<4차전> 삼성 3-4 두산
<5차전> 삼성 2-13 두산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 말 2사 1,2루 때 두산 정수빈이 3점 홈런을 치고 있다. 연합뉴스
3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프로야구 한국시리즈 5차전 삼성라이온즈-두산베어스 경기. 7회 초 1사 만루 때 두산 투수 니퍼트가 삼성 배영섭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로 아웃시킨 후 동료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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