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일본 도쿄돔 구장에서 열린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 준결승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경기 시작에 앞서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왼쪽)이 이날 경기 해설에 앞서 사전 방송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2015.11.19)
이승엽, 준결승전 해설…“또 질까 봐 넥타이 다르게 맸다”
“홈런 치는 (한국) 선수한테 200달러 주겠습니다”
‘국민 타자’ 이승엽(39·삼성 라이온즈)이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 12 일본과의 준결승전에 앞서 ‘200달러 공약’을 했다.
이승엽은 지난 8일 삿포로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개막전에 이어 이날도 SBS 특별해설을 맡았다.
경기 시작에 앞서 정장 차림으로 한국 대표팀의 3루 부근 더그아웃에 나타난 이승엽은 김인식 감독에게 다가가 공손히 인사를 건네고는 한동안 담소를 나눴다.
이승엽에게 도쿄돔은 특별한 곳이다.
그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뛰며 도쿄돔을 홈으로 썼다.
태극마크를 달고서도 도쿄돔 타석에 섰다.
2006년 3월 5일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일본전에서였다.
이승엽은 1-2로 뒤진 8회초 1사 1루에서 이시이 히로토시에게서 우월 투런포를 쳤다. 한·일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장면이었다.
당시에도 한국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김 감독은 경기 전 이승엽에게 홈런을 치면 200달러를 주겠다고 농담을 했고, 실제 이승엽이 대포를 쏘아 올리자 경기 후 흔쾌히 200달러를 건넸다.
1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이승엽은 3루 쪽 벤치를 가리키며 “그때 감독님하고 200달러 얘기를 나눴던 곳이 바로 저기다”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그라운드에 누워 스트레칭을 하는 이대호, 박병호, 김현수 등 후배들을 한번 돌아보더니 “꼭 이겼으면 좋겠다”라며 한국의 승리를 조건으로 홈런을 치는 후배에게 200달러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이승엽은 삿포로돔보다 도쿄돔이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고 했다.
그는 “타석에서 공이 잘 보인다는 느낌이 든다”며 “특히 지난번에 오타니 쇼헤이라는 투수를 한번 겪어 봤으니, 이번에는 (개막전과는) 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개막전에서 오타니의 호투에 막혀 0-5로 완패했다. 오타니는 이날도 일본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오른다.
이승엽은 한·일전을 앞두고 많이 긴장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번 삿포로돔에서처럼 또 질까 봐 이번에는 당시와 다른 방법으로 넥타이를 매 봤다”며 미소를 지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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