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4)가 ‘꿈’을 택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제시한 2+1년 18억엔의 제의를 거부하고 미국 마이너리그 계약을 수용하면서 빅리그 도전을 택했다. ‘메이저리거’라는 어릴적 꿈을 위해 안정적인 삶을 포기했다.
<엠엘비닷컴>, <시애틀타임스> 등 미국 언론은 4일(한국시각) “시애틀이 이대호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다”고 보도했다. 스프링캠프 초청을 받은 이대호는 캠프에서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야만 메이저리그 무대에 설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 입성에 성공하면 최대 400만달러(48억7000만원)를 받을 수 있다. 제리 디포토 시애틀 단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대호는 1루수 경쟁에서 잠재력을 가진 오른쪽 거포다. 한국과 일본에서 보여줬던 수준 높은 야구를 시애틀에서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시애틀 타임스>는 “시애틀 구단이 프리미어12 때부터 이대호를 눈여겨봤다. 일본전에서 결승타를 때려냈다”며 “덩치가 크지만 (1루에서) 공을 잡을 수 있고 손동작도 부드럽다”고 밝혔다. <엠엘비닷컴>은 “시애틀이 이대호를 최근 영입한 좌타자 애덤 린드와 함께 1루 플래툰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대호는 그의 에이전트인 몬티스 스포츠 매니지먼트그룹을 통해 “우선 그동안 응원하고 성원해주신 국내외 야구 관계자와 팬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 꿈을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배려를 해 주신 일본 소프트뱅크 구단과 모든 관계자에게도 감사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메이저리그라는 최고 무대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기회를 얻어 무엇보다 기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서 팀에서의 주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고 충분히 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다”며 “수준 높은 경쟁을 통해 팀에 보탬이 되도록 내 능력을 발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40인 로스터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는 25명이다. 경쟁에서 살아남아야만 ‘25명’에 들 수 있다. 안정적인 길 대신 가시밭길을 택한 이대호의 서바이벌 경쟁이 곧 시작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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