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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나카무라 노리히로, 그리고 이대호

등록 2016-02-04 07:54수정 2016-02-04 09:43

박승현의 MLB리포트
2005년 시즌을 앞두고 당시 일본 프로야구 긴테쓰 버팔로스에서 뛰던 내야수 나카무라 노리히로가 포스팅 시스템을 거쳐 엘에이(LA)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했습니다. 일본 선수 중 최고액인 2년 10억엔을 보장 받고 있었지만 이를 포기하고 10분의 1에 불과한 연봉 50만달러(그것도 보장된 것이 아닌)에 다저스행을 택했습니다. 스프링 트레이닝캠프에 초청선수로 참가한다는 조건이었습니다.

나카무라는 2005년 4월11일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릅니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기회는 17경기 41타석이었습니다. 39타수 5안타로 부진하자 팀은 마이너리그 트리플A로 내려 보냈습니다. 다저스 주전 3루수는 마이크 에드워즈의 차지가 됐고 9월 로스터가 확대 된 후에는 윌리 아이바가 그 자리를 맡았습니다. 에드워즈는 88경기에서 타율/출루율/장타율=.247/.300/.339에 불과했지만 나카무라에게는 다시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았습니다. 9월에도 아이바에게 기회가 왔습니다. 다저스는 없어도 그만인 금액에 계약한 나카무라가 아닌 젊은 선수를 택했습니다.

시즌을 마친 뒤 나카무라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스즈키 이치로가 나처럼 마이너리그 계약으로 시작했다면 메이저리그에 승격할 수 없었을 것이다. 올해는 벌을 받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왜 (그리고 무엇 때문에)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다저스와 계약하면서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지 꼭 확인해 보고 싶다”고 했던 말과는 많이 다릅니다.

저도 나카무라가 거액을 포기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는 ‘멋있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돌아가는 판을 조금은 알게 된 지금 누군가 나카무라와 같은 선택을 한다면 말리고 싶습니다. 도전도 아름답지만 메이저리그는 철저하게 비즈니스 논리가 통하는 세계임을 점점 깨닫고 있기 때문입니다.

10년도 더 된 이야기를 길게 하는 이유는 이대호가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했기 때문입니다. 구단 발표에 앞서 현지 기자들이 “마이너리그 계약”이라고 전하는 소식을 보면서 우선은 놀랬고(전날 ‘1년 400만 달러’라는 한국발 보도를 접하고 당연히 메이저리그 계약일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곧이어 나카무라가 떠올랐습니다.

계약은 이미 지난 일이니 다행스런 점 두 가지를 간단하게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제리 디포토 단장-스캇 서베이스 감독은 올해가 시애틀에서 데뷔 시즌입니다. 둘은 2011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엘에이(LA) 에인절스에서 단장-부단장으로 호흡을 맞췄습니다. 둘 모두 세이버 메트릭스에 의한 분석적인 야구의 신봉자로 알려져 있습니다(서베이스 감독은 메이저리그 코치 경력도 없이 바로 감독이 되었습니다). 선수에 대한 막연한 선입견 보다는 기록이 보여주는 대로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또 하나는 이대호와 포지션이 겹치는 아담 린드입니다. 좌타자라서 좌완 투수에는 약점이 있습니다. 지난 시즌 우투수 상대로는 .291/.380/.503을 기록했지만 좌투수 상대 기록은 .221/.277/.298입니다. 홈런 20개도 모두 우투수를 상대로 만들었습니다. 이대호가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실력만 보여준다면 최소한 플래툰 기회는 얻을 수 있습니다.

박승현 엘에이/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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