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이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6 KBO리그 SK전 9회말 1사 1·2루에서 끝내기 홈런을 친 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팀 동료 민병헌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첫 두 경기에서 명승부 끝에 나란히 1승1패를 나눠 갖은 리그 1·2위 두산과 에스케이(SK)의 3차전이 열린 28일 서울 잠실야구장. 1-1로 팽팽히 맞선 9회말 주자 1·2루에서 두산의 김재환이 상대투수 박정배의 134㎞ 포크볼을 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10m 끝내기 3점 홈런을 때려내며 두산의 4-1, 승리를 결정지었다. 이날의 치열했던 투수전에 종지부를 찍는 홈런이었다. 김재환의 올 시즌 5번째 홈런이자 개인통산 첫 번째 끝내기 홈런. 이로써 두산은 16승5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유지하게 됐다. 두산이 거둔 16승은 구단 역대 4월 최다승이다.
경기 중반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두산 선발 유희관은 110개 공을 던지며 6피안타 3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에스케이 신인 투수 문승원 또한 유희관과의 선발 맞대결에서 호각지세를 보였다. 5⅓이닝 동안 77개 공을 던지며 6피안타 1사사구 1탈삼진 1실점했다. 김용희 에스케이 감독은 시즌 초 믿었던 윤희상이 부진하자 2군으로 내려 보내고 일찌감치 선발 감으로 낙점해둔 문승원을 2군에서 호출했고 문승원은 지난 22일 엔씨(NC)전에 올 시즌 첫 등판해 5이닝 4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안정된 투구를 보이면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 뒤 “유희관이 오늘 좋은 투구로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승리를 못 챙겨서 아쉽다. 타자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집중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어려운 상황에서 재훈이와 현승이가 잘 막아준 게 결정적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 김재환은 “마지막에 이길 수 있는 홈런이어서 기쁘고 더 의미 있다. 전 타석에서 힘 있는 스윙이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중요한 상황이어서 오히려 짧게 잡고 친다는 생각으로 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수라면 다 끝내고 싶은 마음이겠지만, 욕심 부리지 않고 초구를 피해 신중하게 잘 맞추려고 했는데 운도 좋았다. 그간 주목만 받았고 기대에 부응하지는 못했지만 이제는 나이도 가정도 있는 만큼 더 간절하고 치열한 각오로 더 열심히 잘 해보이겠다”라고 했다.
권승록 기자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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