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케이비오(KBO)리그 개막 후 한달간 잔뜩 웅크렸던 우승후보 엔씨(NC)가 힘찬 도약을 이어가고 있다. 5월로 넘어와 치러진 6경기를 모두 쓸어담은 것을 포함, 최근 8연승 질주다. 시즌 성적도 18승11패(승률 0.621)로 어느덧 리그 2위까지 치고 올라와 선두 두산(19승1무10패)을 1경기 차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해 자유계약(FA) 최대어였던 박석민을 영입하면서 ‘나성범-에릭 테임즈-박석민-이호준’ 이라는 막강 중심타선을 완성했다. 올 시즌 엔씨가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된 이유였다. 김경문 엔씨 감독도 개막 직후 “우리가 우승후보인 건 맞다”고 전력에 대한 자신감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테임즈의 부진 등으로 4월 내내 5할 승률 언저리를 맴돌았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다급해하지 않고 “우리 팀의 페이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즌 초반에는 5할 승률만 유지해도 된다”며 때를 기다렸다. 선수들은 곧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우선 중심타자들부터 살아났다. 5월 팀이 6연승을 내달리는 동안 중심타선 4명은 나성범의 4홈런을 필두로 10홈런을 합작했다. 현재 중심타선 4명은 모두 홈런 5개 이상, 타점 20개 이상을 기록하며 3할이 넘는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중심타선이 살아나자 엔씨 타선 전체에 힘이 실렸다. 엔씨는 현재 리그 홈런 수 1위(32개), 득점권 타율 2위(0.323), 5월 팀타율 1위(0.346)에 올라 있다. 4월 팀타율이 0.268이었던 것에 비하면 수직상승한 모습이다.
마운드 역시 4월과는 다르다. 에이스 에릭 해커(5승1패 평균자책점 2.76)에 더해 이재학(4승 2.32)과 재크 스튜어트(3승2패 4.58)가 중심을 잡아주고 이태양(1승1패 4.24)과 이민호(1승3패 5.86)가 승리를 보태고 있다. 5선발 체제가 안정감을 보이면서 5월 팀 평균 자책도 2.83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4월 팀 평균 자책(3.74)보다 1점 가까이 낮아졌다.
엔씨는 10일부터 한화와 주중 3연전을 치르면서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9연승)에 도전하게 된다. 최근 한화가 슬럼프라는 점을 고려하면 엔씨의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엔씨는 5월에 특히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1군 진입 첫 시즌이었던 2013년 5월엔 12승1무10패로 그해 가장 좋은 한달을 보냈고 2014년 5월엔 15승9패로 시즌 중 가장 높은 승률을, 지난 시즌엔 20승1무5패로 역대 최고의 한달을 보냈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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