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타이거즈 선수들이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와의 안방경기에 앞서 두 선수의 이름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서 있다. 광주일고 동문이자 똑같이 메이저리그 경험이 있는 서재응과 최희섭은 이날 함께 은퇴식을 치렀다.광주/연합뉴스
“10승을 못해본 것이 가장 아쉽다.”(서재응)
“타이거즈는 꿈이었고 돌아올 수밖에 없는 팀이었다.”(최희섭)
15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 광주일고 야구부 20명이 부르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2016 케이비오(KBO)리그 기아와 한화의 경기에 앞서 광주일고 선배이자 미국프로야구(MLB) 1세대인 서재응(39)과 최희섭(37)의 합동은퇴식을 기념하기 위해 후배들이 직접 그라운드를 찾은 것이다. 둘은 선후배 동료들과 하나하나 인사를 나눴다. 이어 아들 서태성군과 최현준군의 시구를 직접 받았다. 경기 전 김기태 기아 감독은 두 전설의 은퇴를 지켜보면서 “둘 모두 대단한 선수들이었다. 그동안 고생 많이했다고 말해줬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이날 기아 선수들은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에 나섰다. 투수들은 등번호 26번(서재응)을, 야수들은 23번(최희섭)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었다.
서재응과 최희섭은 광주일고 선후배 사이다. 광주의 자랑이기도 한 이들은 나란히 빅리그에 진출하며 수많은 화제를 낳았다. 서재응은 1998년 뉴욕 메츠에 입단해 6시즌 동안 118경기 28승40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고, 최희섭은 이듬해인 1999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후 2002년 시카고 컵스에서 공식 데뷔, 4시즌 동안 통산 363경기에 나와 0.240 40홈런 120타점을 작성했다. 이후 서재응은 2008년에 한국으로 돌아와 기아에 입단해 164경기 42승48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30을, 최희섭은 2007년부터 합류해 8시즌 634경기 타율 0.281에 100홈런 393타점을 기록했다.
이제 이들은 한국프로야구(KBO) 해설위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메이저리그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코치 연수를 하고 돌아온 최희섭은 다음주부터 <엠비시(MBC)스포츠플러스>에서 해설자로 데뷔를 하고, 서재응은 이번 시즌부터 <에스비에스(SBS)스포츠>에서 야구 해설을 담당하고 있다. 한편 이날 기아는 한화에 8-7로 접전 끝에 승리해 은퇴식에 의미를 더했다.
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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