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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야구·MLB

“영국 펍이 부럽지 않아요”

등록 2016-05-18 18:48수정 2016-05-18 22:09

17일 경남 창원시 상남동에 위치한 ‘엔씨(NC)다이노스 야구전용 팬펍’에서 팬들이 엔씨와 넥센의 경기를 관람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 권승록 기자
17일 경남 창원시 상남동에 위치한 ‘엔씨(NC)다이노스 야구전용 팬펍’에서 팬들이 엔씨와 넥센의 경기를 관람하며 맥주를 마시고 있다. 사진 권승록 기자
국내 최초 야구전용 NC 팬펍 가보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레스터 시티가 창단 132년 만에 리그 우승을 결정지은 지난 3일 <비비시>(BBC)는 레스터의 한 펍(pub·영국의 대중술집)에 모여 있는 팬들의 반응을 현장 보도해 큰 호응을 얻었다. 영국에선 펍이 시공간의 구애 없이 일상적으로 축구를 즐기고 그 느낌을 공유하는 가교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 1000만 관중을 바라볼 정도로 한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프로야구도 영국 같은 ‘펍’ 문화가 도입되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되면 ‘팬심’을 공유하는 사람들과 일주일 내내 야구에 빠져 살 수 있을 텐데…. 이런 고민을 하던 엔씨(NC) 다이노스 마니아 강동근(28)씨는 지난 16일 아예 경남 창원시 상남동 최고 번화가에 영국의 ‘펍’ 문화를 벤치마킹해 국내 최초로 ‘엔씨 다이노스 야구전용 팬펍’을 차렸다. “엔씨 팬들을 위한 작은 아지트를 만들고 싶었어요.” 한국 국가대표 경기가 있는 날이면 이를 생중계해주는 맥줏집은 간헐적으로 있었지만, 특정 구단만을 응원하는 ‘펍’이 마련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의 유니폼이 벽면에 걸려 있다. 사진 권승록 기자
김경문 감독과 선수들의 유니폼이 벽면에 걸려 있다. 사진 권승록 기자

엔씨가 서울 고척돔에서 넥센과의 주중 방문 첫 경기를 치른 17일 찾아간 ‘엔씨 팬펍’은 과연 온통 다이노스 세상이었다. 입구 벽면부터 엔씨 선수들의 대형 사진이 장식된 ‘포토존’이 팬들을 맞았다. ‘팬펍’ 내부엔 엔씨가 구단 최다연승 타이(8연승) 기록을 세울 때 투수 임창민이 사용했던 로진백, 나성범의 ‘20(홈런)-20(도루)클럽’ 달성구와 어깨보호대, 이재학·박민우·이민호의 스파이크 등 엔씨 선수들의 주요 기록이 담긴 기념품들이 사인볼과 함께 전시돼 있었다.

창원 최고 번화가인 상남동에
NC 다이노스 아지트 문열어
한 구단만 응원하는 펍은 처음

좋아하는 선수 등번호 의자서
선수이름 딴 스페셜 메뉴 시켜
“함께 응원하니 져도 신나예”

엔씨 선수들의 대형 사진으로 장식돼 있는 내부 벽면. 사진 권승록 기자
엔씨 선수들의 대형 사진으로 장식돼 있는 내부 벽면. 사진 권승록 기자

엔씨 유니폼을 입고 한참 전시공간을 들여다보던 직장인 조현일(26)씨는 “나성범 선수 광팬이다. 직접 보기 어려운 나성범의 야구용품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설렌다. 멀리서 경기를 해도 팬들과 같이 응원할 수 있어서 좋다”며 “영국의 축구 펍 문화가 부러웠는데 이젠 그럴 필요 없을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시작되자 60석 규모의 ‘팬펍’에 30여명의 팬들이 몰려들었다. 대형 티브이(TV) 3대를 통해 생중계로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은 2회초 엔씨 이호준이 2-0으로 달아나는 솔로홈런을 터뜨리자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자 테이블마다 “여기 나성범 스페셜 팬맥 추가요”라며 맥주 추가 주문이 쇄도했다. 이 팬펍은 매달 1명의 선수를 선정해 해당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는 선수별 스페셜 에디션 맥주를 판다.

모든 좌석에는 엔씨 선수들의 등번호가 새겨져 있다. 사진 권승록 기자
모든 좌석에는 엔씨 선수들의 등번호가 새겨져 있다. 사진 권승록 기자

6회말 엔씨가 넥센의 박동원에게 역전 스리런을 허용하자 순간 정적이 흘렀다. 아쉽게도 이날 엔씨는 넥센에 3-5로 졌다. “괜찮아요. 내일도 있잖아요. 모르던 사람들과 엔씨를 통해 알게 돼서 좋았어요.” 엔씨 투수 박준영의 광팬이라 박준영의 등번호 28번이 새겨진 의자에 앉아 경기를 지켜본 창원대 김선규(21)씨는 경기가 끝나도 이날 엔씨의 패인을 다른 팬들과 분석하느라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야구를 꼭 야구장에서만 즐기란 법은 없다. 같은 마음으로 같은 팀을 응원할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제2의 야구장 아니겠는가.

창원/권승록 기자 ro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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