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 AFP=연합뉴스
작년 빠른공 상대 55.7%에서 올해 42.4%까지 급락
미국 프로야구(MLB) 메이저리그에서 패스트볼(투심, 커터 등 변형 속구 포함)을 주 무기로 삼은 투수는 적지 않다.
이들에게 강속구는 곧 자존심이다.
내셔널리그에서 타석에 선 투수를 상대할 때 변화구 구사를 꺼리는 선수가 적지않고, KBO 리그에 온 선수 중에는 한국 타자를 얕잡아보고 무리한 직구 승부만 고집하는 선수도 있다.
메이저리그 투수의 ‘강속구 자부심’도 강정호(29·피츠버그 파이리츠)를 만나면살짝 고개를 숙인다.
메이저리그 기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팬그래프’는 3일(이하 한국시간) 강정호의 빠른 공 대처능력을 칼럼으로 다뤘다.
팬그래프는 “한국이나 일본에서 건너온 타자에게는 모두 ‘메이저리그 투수 공에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붙는다. 그렇지만 강정호는 이미 지난 시즌에 적응을 마쳤다는 걸 보여줬다. 게다가 올해는 부상 복귀 후 빠른 공에 더욱 강해졌다”고소개했다.
올해 강정호가 빠른 공을 상대했을 때 성적은 경이적이다.
메이저리그 기록 전문 사이트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강정호의 올해 포심패스트볼(직구) 상대 타율은 0.471(2일 기준)이다.
17타수 8안타를 기록 중이며, 안타 8개 중 홈런 3개·2루타 2개일 정도로 장타 생산능력이 뛰어나다.
빠른 공으로 분류되는 싱커 역시 강정호는 타율 0.400(10타수 4안타)이고, 여기서 홈런 1개와 2루타 2개를 뽑았다.
팬그래프는 “강정호는 올해 빠른 공을 상대로 장타율 0.971을 기록 중인데, 팀에서 매트 조이스에 이어 2위”라고 짚었고, “작년부터 올해까지 강정호의 빠른 공 장타율은 0.597이다. 장칼로 스탠턴(마이애미 말린스)이 0.602였고,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0.597이었다”는 말로 강정호를 메이저리그 최정상 타자들과비교했다.
메이저리그 투수들도 올해는 빠른 공에 강한 강정호를 상대로 더는 정면 승부만을 고집할 수 없다.
작년 빠른 공을 55.7% 상대했던 강정호는 올해 42.4%로 13.2%나 줄었다.
팬그래프는 “강정호가 빠른 공을 상대하는 비율은 팀 내 최저 수준이고, 그의 빠른 공 대처능력을 설명하기에 더는 좋은 예가 없다”고 짚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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