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사진 연합뉴스
10회말 한화의 선두타자 하주석이 엘지의 임정우를 상대로 우익수 앞 안타를 치고 나가자 1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가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이어 차일목이 번트 동작을 취하다 재빨리 공격 태세로 전환해 좌익수 앞 안타를 때려내자 대전 구장에 서서히 마리‘한화’의 기운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도 작전이 통했다는 듯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 그리고 해결사 정근우가 있었다. 정근우는 있는 힘껏 배트를 휘둘러 임정우의 3구째를 통타했다. 타구가 엘지 유격수 오지환을 스쳐 쏜살같이 중견수 앞으로 뻗어갔고 이때 하주석이 홈을 밟았다. 정근우의 끝내기 안타였다. 한화의 2-1 끝내기 승. 가히 마리 ‘한화’였다.
끝내기 안타가 나오기까지는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한화의 송은범은 이날 전까지 올 시즌 엘지를 상대로 2경기에 나와 1패 평균자책점 8.53으로 부진했지만 이날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엘지 선발 우규민도 만만치 않았다. 볼넷 하나 없이 8이닝 6피안타(1피홈런) 1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눈부신 피칭을 선보였다.
광주에선 기아의 신인투수 정동현(19)이 데뷔 첫 선발 등판에서 무실점으로 깜짝 호투하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기아는 광주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케이비오(KBO)리그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프로 출장이 2경기 밖에 되지 않던 신인 정동현이 5⅔이닝 동안 5피안타 무실점으로 활약해 삼성에 4-0으로 승리했다.
정동현은 김기태 기아 감독이 이날 경기 직전 “신인들은 강하게 키워야 한다”는 말에 화답이라도 하듯 프로 첫 선발 등판임에도 80개의 공 중 48개를 스트라이크에 꽂아넣는 배짱투를 선보였다. 볼넷도 1개밖에 내주지 않았다. “투구수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는 김 감독의 칭찬에 걸맞는 투구 내용이었다. 기아는 현재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 지크 스프루일만으로 선발진을 구성하고 있다. 에이스 윤석민이 빠진 상태라 선발진에 무게감이 실리지 않는 모양새다. 그러나 전날 임준혁이 시즌 첫 선발승을, 이날 정동현이 깜짝투로 가능성을 보여주며 기아 마운드에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
반면 삼성의 에이스 윤성환은 타선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한 채 브렛 필과 이범호에게 2점 홈런을 내주며 8이닝 동안 4실점해 완투패(시즌 2패)를 떠안았다.
권승록 기자rock@hani.co.kr
경기전적(10일)
LG 1-2 한화, 롯데 3-5 두산, 삼성 0-4 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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