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잠실 엘지(LG)전에 선발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 대체 외국인선수 스캇 맥그레거. 넥센 히어로즈 제공
희망 50%, 불안 50%. 시즌 도중 외국인선수 교체는 거의 도박에 가깝다. ‘대박’ 아니면 ‘쪽박’이기 때문이다. 케이비오(KBO)리그 경험이 없는 신출내기 영입이라면 더욱 그렇다.
10개 구단 중 올 시즌 외국인선수 교체카드를 사용한 곳은 모두 4개 팀. 교체를 서두르다 보니 대체 외국인선수들은 시즌 전 영입선수보다 경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올해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삼성 아놀드 레온(28)을 제외하고 파비오 카스티요(27·한화), 스캇 맥그레거(30·넥센), 브라울리오 라라(28·SK) 등 3명은 빅리그 경험이 전혀 없다. 하지만 지금껏 등판한 교체 외국인선수 첫 경기 등판 기록만 보면 성적은 메이저리그 경력과 무관했다. 라라는 7월3일 엘지(LG)전에 처음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6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넥센이 로버트 코엘로를 방출하고 총액 15만달러에 새롭게 영입한 스캇 맥그레거가 26일 잠실 엘지전에서 기록한 성적이다. 공격적인 투구로 투구수를 80개로 조절하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기록했다. 시속 148~153㎞의 강속구와 커브, 커터 등을 섞어 던졌다. 비록 넥센 타자들이 엘지 선발 류제국(7⅔이닝 5피안타 1실점)에 막혀 1점밖에 뽑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으나 첫 등판에서 염경엽 넥센 감독의 합격점을 받기 충분했다.
한화 이글스 새 외국인투수 파비오 카스티요(오른쪽)가 25일 대전 롯데전에 등판해 이닝 교대 시간에 포수 차일목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카스티요도 첫 등판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줬다. 25일 대전 롯데전에서 7이닝 4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최고구속 159㎞의 강속구와 최고 시속 146㎞의 슬라이더를 포수 미트에 꽂아 넣었다. 몸값 190만달러의 에스밀 로저스가 팔꿈치 수술로 급작스레 웨이버 공시된 다음날 한화 마운드에 희망을 주는 투구를 보여줬다. 한화는 카스티요 영입을 위해 계약 총액(25만달러)보다 많은 이적료(바이아웃 40만달러)를 지급했다.
맥그레거, 카스티요와 달리 삼성은 대체 외국인선수 레온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5월17일 부진한 콜린 벨레스터를 방출하고 레온을 총액 50만달러에 영입했으나 레온은 단 1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 12피안타 8실점의 최악의 투구를 보인 뒤 어깨 통증으로 2군에 내려갔다. 아직까지 레온의 1군 복귀 시기는 확실하지가 않다. 앨런 웹스터 외에 대체 외국인선수마저 영 신통치 않으면서 삼성은 현재 리그 최다패를 기록하고 있다. 레온 영입을 위해 삼성은 그의 원소속팀인 토론토(MLB)에 30만달러의 이적료까지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26일 성적>
넥센 1-2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