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에 가담했다"며 구단과 KBO에 자진신고한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투수 유창식 사진 연합뉴스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건이 또 발생했다. 기아(KIA)의 왼손 투수 유창식(24)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며 구단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자진신고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4일 “유창식이 23일 구단과의 면담에서 국민체육진흥법을 위반한 사실을 진술해 구단이 이를 한국야구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유창식은 한화 소속이던 2014년 4월1일 삼성과의 대전 안방 개막전에서 선발 등판해 1회초 상대 3번타자 박석민에게 볼넷을 내줬다. ‘첫 이닝 볼넷’을 조작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고의 볼넷이었다. 유창식은 브로커한테서 5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야구위원회는 24일 경기북부경찰청에 “유창식이 승부조작에 가담했다”고 통보하면서 “향후 수사에 적극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승부조작으로 처벌을 받거나 의혹을 받고 있는 케이비오(KBO)리그 선수는 5명으로 늘었다. 2012년 프로야구에 처음 승부조작 사건을 일으킨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은 법원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뒤 프로야구에서 영구추방됐다. 그로부터 4년 뒤 엔씨(NC) 이태양과 넥센의 문우람이 승부조작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이들에게 참가활동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엔씨는 이태양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혐의가 밝혀지면 박현준과 김성현처럼 영구추방당할 전망이다.
그러나 ‘자진신고’를 한 유창식은 징계 수위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한국야구위원회는 지난 22일 “8월12일까지 3주 동안 선수단, 구단 임직원을 비롯한 전체 프로야구 관계자들의 자진신고 및 제보를 받는다”며 “해당 기간에 자진 신고한 당사자는 영구실격하지 않고 사안에 따라서 2~3년간 관찰 기간을 두고 추후 복귀 등의 방식으로 제재를 감경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창식은 자진신고 기간에 ‘자수'한 첫 선수다.
유창식은 2010년 한화에 전체 1순위로 지명됐다. 계약금 7억원을 받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제구력 난조로 지난해 기아로 트레이드됐다. 권승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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