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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타자가 체질인 4인방, 황재균·정의윤·김재환·윤석민

등록 2016-07-27 17:15

해결사 역할로 부담 상당한 4번타자 자리
오히려 4번에 자리 잡고서 성적이 나아진 新 4인방
황재균, 득점권 타율 4할 넘고 삼진 적어
정의윤, 풀타임 첫 시즌에 완성형 4번타자
김재환, 깜짝 스타인줄 알았는데 시즌 내내 홈런왕 경쟁
윤석민, 궂은 일 도맡았으나 “이젠 내가 주인공”
최고의 강타자의 상징인 '4번타자'는 그 자리가 가진 무게만으로도 선수를 압도한다. 팀에서 잘 치고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타자들이 1~3번 타순에 자리를 잡기에 필연적으로 4번타자에겐 타점 기회가 몰린다. 따라서 '해결'은 4번타자의 숙명이다. 기회를 살리면 4번타자는 영웅이 되고, 날리면 역적이 된다. 그래서 잘 치던 타자가 4번 타순에만 들어가면 제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올시즌엔 그런 막중한 4번타자의 자리가 자신의 체질임을 증명하는 4인방이 등장했다. 바로 에스케이의 정의윤(30), 롯데의 황재균(29), 두산의 김재환(28), 넥센의 윤석민(31)이다. 프로 8~11년차인 이들에게 4번타자는 지난해까지만 어색한 자리였다. 하지만 올 시즌 풀타임을 4번타자로 뛰면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26일 프로 첫 한시즌 20홈런을 친 정의윤은 엘지에서 트레이드 된 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전 소속팀 엘지에서도 상당한 가능성을 인정 받으며 출전 기회를 꽤 얻었으나, 잠재력을 터뜨리진 못했다. 하지만 에스케이에 온 이후론 리그 정상급 실력을 뽐내고 있다. 지난해 시즌 절반을 뛰면서 홈런 14개를 쳤고, 올 시즌엔 26일 기준 최다안타 1위(122개), 타점 4위(74점)등 공격 전부문에서 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정의윤은 에스케이 타선을 홀로 이끌면서 집중 견제를 받는 중에도 타격감을 잃지 않았다. 월간 타율이 시즌 내내 3할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FA) 신분을 얻는 황재균은 원래 안정된 3루 수비와 만만찮은 타격을 인정받는 선수였다. 하지만 타점 능력이 뛰어난 타자는 아니었다. 매년 홈런 10개와 타점 50점 안팎의 성적을 내곤 했다. 그런 황재균은 동기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자극을 받아 지난 시즌을 앞두고 웨이트 트레이닝에 주력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지난해 홈런 26개, 타점 97점으로 장타력을 부쩍 키웠다. 타순은 주로 하위타선이었지만, 쏠쏠한 활약을 한 셈이다. 하지만 그늘도 있었다. 삼진이 122개에 달했고, 타율과 출루율도 전년 보다 떨어졌다. 그런 황재균이 올 시즌엔 4번타자 체질임을 증명하고 있다. 돋보이는 기록은 '득점권 타율'과 '삼진'이다. 황재균은 2루 이상에 주자가 있는 득점권 상황에서 타율이 4할1푼8리에 달한다. 삼진은 불과 35개다. 시즌 중이지만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 황재균은 시즌 타율 3할2푼8리에 홈런 17개, 타점 68점으로 고르게 뛰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시즌 초 발가락 부상으로 보름 넘게 결장한 가운데 거둔 성적이다.

두산의 김재환은 올시즌 전까지 무명에 가까울 정도로 인지도가 뒤떨어지는 선수였다. 잠실이라는 큰 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도 시즌 초부터 홈런을 몰아치며 깜짝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풀타임 첫 시즌이기에 홈런왕 경쟁에서 낙오할 거란 예측이 많았다. 결과는 오히려 반전이다. 전체 144경기 중 90경기 안팎을 치른 시즌 중반을 넘어서도 김재환은 테임즈에 이어 홈런 2위(23개)를 기록하며 토종 거포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김재환은 타율 3할2푼4리, 타점 70점(6위), 장타율 6할3푼3리(2위)로 다른 타격 성적도 우수하다. 두산은 당초 공백이 우려된 김현수의 좌익수 자리에 박건우와 김재환이라는 리그 최정상급 1,4번타자가 한꺼번에 나와 전력이 더 강해졌다. 이로 인해 김재환은 본 포지션인 좌익수보단 1루수나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일이 잦다.

오랜 기간 선수층이 두터운 넥센 내야에서 굳은 일을 마다않은 윤석민도 자신이 주인공인 시대를 열고 있다. 시즌 초 부상으로 한 달 넘게 결장한 윤석민은 복귀하자 마자 4번타자 자리를 꿰찼다. 50경기에 출전해 178타석만 소화했는데도 홈런이 12개, 타점이 40점이다. 타율과 출루율은 각각 3할4푼3리, 4할5푼1리에 달한다. 박병호 이후 넥센의 4번타자가 자신의 자리임을 입증하고 있다.

4번타자 신(新) 4인방의 맹활약은 소속팀의 성적으로도 이어졌다. 4인방이 소속된 팀은 27일 기준으로 1위(두산), 3위(넥센), 4위(SK), 5위(롯데)로 상위권에 포진해있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두산 김재환
두산 김재환
넥센 윤석민
넥센 윤석민

에스케이 정의윤
에스케이 정의윤

롯데 황재균
롯데 황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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