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기아와의 경기에서 역투하는 엔씨 이재학연합뉴스
국가대표 출신이자 소속팀의 주축 선발투수로 활약 중인 이재학(26·엔씨다이노스)이 승부조작 혐의로 3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엔씨쪽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이재학 선수가 최근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결백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구단은 관련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엔트리 제외의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재학은 2013년 10승5패 평균자책점 2.88로 신인왕을 수상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차세대 선발투수로 자리 잡았다. 2014년에는 김경문 감독의 신임 속에 개막전 선발투수로 나섰고,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승, 올해에도 8승3패를 기록 중이었다.
이재학은 지금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 중에서도 성적이 가장 뛰어나고,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라는 점에서 야구계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 연봉도 신인왕을 수상한 이듬해인 2014년부터 1억2500만원으로 억대에 진입한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해엔 2억원에 이르렀다. 그의 꾸준한 성적과 연봉을 감안하면 '돈 유혹'에 빠졌다고 보기엔 어렵다.
이재학이 승부조작 의혹을 받은 시기는 지난 27일부터다. 이미 25일에 유창식을 소환 조사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가 그날 국가대표 출신의 투수를 승부조작 혐의로 소환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브로커의 유혹을 받는 선수가 '젊은 선발투수'에 몰린다는 점에서 야구계에서는 의혹의 화살이 이재학에게 몰렸다. 특히 이재학의 선발예정일이 30일이어서 예정대로 등판할지 관심이 집중됐다.
엔씨쪽 관계자는 "아직 수사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요청을 받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이재학 선수가 의혹을 받는다는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해 알고 있었고, 나름대로 자체 조사를 실시했으나 선수 본인이 결백하단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실이 밝혀질 때까지 2군에 머물기로 했다. 추후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학은 31일 경기도 고양시에서 열린 퓨처스리그 고양다이노스와 케이티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⅔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5실점으로 부진했다.
윤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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